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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에 맞선 캄보디아 숲의 수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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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북동부 숲에서는 나무만 쓰러진 것이 아니었다. 숲을 지키려던 사람들도 하나둘 쓰러져 갔다. 이곳에는 대대로 숲에 의존해 살아온 원주민 공동체가 여럿 존재해 왔다. 그들에게 숲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먹을 것을 얻고 땔감을 구하며 삶을 이어가는 터전이었다.

숲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그들의 삶이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그렇기에 지역 사회와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불법벌채 세력과 결탁한 군대, 경찰, 부패한 공무원들에 맞서 숲을 지키려 했다. 때로 목숨을 걸어야 했지만, 그들은 숲과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국제환경범죄를 조사하는 단체인 EIA(Environmental Investigation Agency)는 불법벌채가 단순한 산림파괴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력과 조직적 범죄가 결합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환경운동가들의 죽음의 배후에는 숲을 둘러싼 거대한 돈과 권력이 얽혀 있다고 보았다.

2018년 1월 캄보디아 숲을 지키던 세 사람이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경 공무원 속 바타나(Sok Vathana), 산림감시원 토언 소크나이(Toeurn Soknay), NGO인 WCS(the Wildlife Conservation Society) 소속의 톨 크나(Thol Khna)를 살해한 용의자는 국경 경찰과 세 명의 군 장교였다. 이는 캄보디아에서 숲을 지키는 일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그러나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후에도, 라타나카 주와 몬둘키리 주의 마을숲에서 불법벌채한 목재를 소지한 군인들을 숲과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이 저지했고, 군 장교들은 이를 막고자 도끼로 그들을 위협하며 숲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다. 숲에 생계를 건 사람들과 그들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숲으로 부를 취하고 권력을 사려는 자들과 정면충돌했다.

캄보디아에선 많은 군 관계자들이 불법벌채에 연루되어 있고 막대한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다. 한 예로, 2017년에 한 경찰서장은 고가의 통나무 446개를 보유하고 있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불법벌채 공급망은 숲 밖까지 영향을 미쳐, 운송에 관여하고 있는 베트남 공무원들도 국경을 넘는 대가로 목재를 밀수해 온 베트남 업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비극적이게도 캄보디아에서 숲을 지키는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2년에는 캄보디아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두 환경운동가가 잇달아 피살됐다.

환경감시단체를 운영하던 추트 우티(Chut Wutty)는 2012년 4월에 불법벌채 지역을 두 명의 기자와 함께 조사하던 중 군경에 의해 총살당했다. 이후 그의 생애는 2015년에 제작된 다큐멘터리 'I Am Chut Wutty'로 조명되었으며,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환경운동에 대한 헌신과 함께, 캄보디아 산림에서 벌어진 불법벌채, 군경과 기업의 압력, 지역 주민들의 저항을 담았다. 그는 마흔 살의 생을 마쳤지만, 그의 죽음은 캄보디아 숲을 지키려는 세계의 관심과 연대를 일깨웠다.

살아남은 그의 가족의 증언에 의하면, 우티는 생전에도 끊임없이 살해 위협을 받았고 가족 납치나 방화에 대한 협박도 수시로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용감한 가족들은 그를 잃은 후에도 멈추지 않아서 그의 장남(Cheuy Oudom Reaksmey)이 아버지가 운영하던 천연자원보호그룹(NRPG, the Natural Resource Protection Group)을 물려받아서 대를 이어 숲을 지키고 있다.

추트 우티가 숲에서 총탄에 쓰러졌다면, 항 세레이 오돔(Hang Serei Odom)은 진실을 기록하다 희생됐다. 같은 해 9월에 목숨을 잃은 항 세레이 오돔은 캄보디아 라타나키리 주에서 벌어지는 불법벌채와 목재 밀수, 그 배후에 있는 군경과 권력층의 유착 의혹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던 탐사보도 전문기자였다.

특히 그는 고급 목재의 밀반출 과정과 지방 권력층의 개입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는데, 사망 직전 기사에서 지방 군경 지휘관의 아들이 불법목재 거래에 연루되어 있으며, 군 차량이 불법 벌채한 목재를 운반하는 데 사용됐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기사 때문에 그는 지역 유력 인사들의 이해관계를 직접 건드리게 됐고, 여러 차례 살해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자신의 차량 트렁크 안에서 살해된 채 외딴 한 농장에서 발견되고 말았다. 사건 직후 한 군경 장교 부부가 용의자로 체포되어 기소되었지만, 이내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풀려났다.

그의 죽음은 추트 우티의 피살 사건과 함께 캄보디아에서 환경범죄를 고발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남았다. 국제 언론단체와 인권단체들은 캄보디아 정부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언론인 보호를 촉구했다.

이토록 캄보디아의 환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숲을 지켜왔음에도 불구하고 불법벌채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조사에 따르면, 불법벌채는 천연자원과 관련된 범죄 중 가장 수익성이 높고, 세계적으로 520억에서 1750억 달러까지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되는 나무는 불법벌채의 표적이 되어 멸종의 위기에 놓이고, 그 나무가 자라던 숲 역시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숲속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은 불법벌채 현장에 강제로 동원되고, 부족한 노동력은 인신매매로 끌려온 피해자들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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