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고점比 38% 빠졌다…왜 지금, 이렇게까지?
ONP 요약
어제(13일) 한국 증시가 9% 가까이 떨어져 2개월 만에 7000선이 무너졌으며, 특히 SK하이닉스는 15% 이상 급락하며 기록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체가 미국 증시에 새로 상장된 것, 실적 부진 우려, 중동의 정세 불안 등 여러 나쁜 소식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진보 성향: 시장 과열 조정 — 기업 실적이 아닌 과도한 상승 후 정상적 조정으로 해석하며, 미국 물가 등 거시 지표 개선에 따른 반등을 기대
중도 성향: 투자심리 급반전 — ADR 상장, 2분기 실적 부진 전망, 중동 긴장 등 복합 악재가 소매 투자자까지 불안에 빠뜨린 상황
보수 성향: 실적 악화·구조적 취약 — SK하이닉스 2분기 부진, ADR 유동성 이동, 레버리지 상품 쏠림으로 시장 구조의 취약성이 극명히 노출
13일 코스피가 8.95%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줬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급락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리자,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모두 발동되는 비상상황이 연출됐다. 증권가는 이번 조정을 기업 실적이나 업황 문제가 아닌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면서 반등의 열쇠로 미국 물가 지표와 빅테크 실적을 지목했다.
왜 지금 이렇게 빠졌나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5.37% 내린 184만 5천 원에 마감했다. 역대 최대 하락률이다. 지난달 25일 기록한 사상최고치(298만 7천 원)에 비해 38% 넘게 빠진 가격이다. 시가총액도 8689억 달러로 줄어 '1조 달러 클럽'에서 밀려났다. 삼성전자도 10.70% 내린 25만 4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는 직전 역대 장중 최고가 대비 각각 32%, 38% 급락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미국 상장이라는 기대 이벤트가 끝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2분기 실적이 시장의 높아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흔들리고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빚을 내서 투자한 사람들이 급하게 주식을 팔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목할 점은 대만 TSMC가 이날 오히려 1.04% 상승했고 일본 키옥시아홀딩스도 1.10% 하락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투자심리, 수급, 레버리지 ETF 간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적인 약세를 기록 중"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종목이 급락하자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했고,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이 가세하며 변동성을 더욱 키웠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ADR 프리미엄은 어떻게 됐나애초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하며 코스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입성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첫날 국내 본주 환산가격보다 약 16% 높게 마감했다.
13일 국내 본주가 급락하면서 미국과 국내 주가 격차는 장중 기준 25%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대만 TSMC의 미국-본국 주가 격차(16%)보다도 크다. 김석환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주식 간 교환이 쉽지 않고 투자자층도 달라 어느 정도 격차는 구조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만 방향성은 결국 같이 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ADR 상장이 국내 본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DR 상장 이벤트만으로 본주는 최소 8~18%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며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과의 주가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실제 TSMC는 ADR이 급등하자 시차를 두고 국내 본주도 상승폭의 75%가량을 따라잡은 바 있다.
실적 전망치와 반등 조건은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을 60조 4천억 원으로 추정했다. 시장 평균 전망치(65조 원)보다 8%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는 실적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고객사와 맺은 장기 공급 계약(LTA) 가격을 현실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은 2분기 74.6%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는 3분기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가 급락했다"며 "지금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단기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이 아님을 다시 확인했다"고 짚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299조 원, 내년을 449조 원으로 전망하며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핵심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시장은 14일 발표될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다음 주 본격화될 빅테크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가 안정됐다는 신호가 나오면 금리 인상 우려가 줄어들며 증시 전반이 숨통을 틀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파운드리 기업 TSMC 실적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장비 주문 계획이 나오는지가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7월 1~10일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112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도 업황 자체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신호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주가 격차가 유지되고 메모리 반도체 이익이 지속된다면 이번 하락은 강세장의 끝이 아니라 다음 상승을 준비하는 구간"이라고 봤다. 반면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바닥은 지났지만 3분기 동안은 일정 구간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이 불가피하다"며 신중론을 폈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구간을 7100~8100선으로 제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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