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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자 사춘기 딸이 한숨"…日서 뜬 '참여형 전시' 가보니[출동!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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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이송이 인턴기자, 이지윤 인턴기자 = #1. 문을 열자 사춘기 딸의 방이 나타난다. 책상에 앉아 공부하던 딸은 갑자기 열린 문을 바라보며 "왜 들어왔어?"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한숨을 내쉰다.

이 장면은 실제 가족 간 갈등 상황을 재현한 일본 참여형 전시 '너무 착한데? 틀린 건 아닌데'의 한 장면이다. 이 전시에서 관람객은 전시물을 바라보는 구경꾼이 아니라, 눈앞에서 펼쳐지는 상황 속 한 인물이 된다.

일본에서 먼저 선보여 화제를 모은 이 전시는 최근 국내에 상륙했다.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기존 전시와 달리 배우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라이브 인터랙션’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전시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 전시회장을 찾았다.

전시는 '너무 착한데?’와 ‘틀린 건 아닌데’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너무 착한데?’는 일상 속 작은 배려와 선의를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틀린 건 아닌데'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다양한 상황 속에서 마주하도록 기획됐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관람객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고 동행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도록 유도한다.

전시장 곳곳에는 연인, 친구, 직장 동료 사이에서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상황들이 등장한다. "비밀 없다면서 비밀번호는 왜 안 알려주는데?", "다시 보지도 않으면서 음식 사진은 왜 매번 찍는 거야?" 같은 질문을 통해 관람객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고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게 된다.

특히 ‘틀린 건 아닌데’ 공간에서는 사춘기 딸의 방뿐 아니라 기념일에 레스토랑에서 약속 시간보다 늦은 연인을 50분간 기다리는 상황 등 일상에서 공감할 만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MZ세대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활용한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관람객이 자신의 생각과 가까운 버튼을 누르면 "너 T야?"라고 묻는 등 익숙한 음성이 나오고, 가족·연인·친구끼리 서로의 성향과 가치관을 이야기하며 전시를 즐길 수 있다.

MZ세대의 소비 문화를 소재로 한 공간도 마련됐다. 아이돌 포토카드를 전시하고 "그냥 프린트한 거랑 뭐가 달라?"라는 질문을 던져 같은 소비 문화를 바라보는 세대와 취향별 차이를 보여준다.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 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시를 찾은 한 대학생 커플은 "보통 전시는 조용히 감상하는 편인데, 여기는 작품을 볼 때마다 ‘이거 너잖아’라고 이야기하게 된다"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였다"고 말했다.

대학생 딸과 함께 방문한 한 50대 여성 관람객도 "같은 상황을 두고도 세대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 더 많이 웃고 대화할 수 있었다"며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해당 전시는 일본에서 먼저 선보인 뒤 인기를 얻었으며, 국내에서도 같은 형태로 구현됐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장면을 실제 공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장 운영 관계자 A씨는 "SNS를 통해 전시를 접하고 방문하는 관람객이 많다"며 "관람객들이 ‘SNS에서 본 것과 똑같다’, ‘영상 속 배우와 실제로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장면을 직접 체험하려는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관람객층은 20대 초중반 커플이다. A씨는 "커플 방문객이 가장 많고, 저녁 시간대와 주말에는 학생 관람객도 많다"며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찾는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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