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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실은 수레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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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옆에 누군가의 하루를 실은 수레가 있다. 해가 기울어 그늘이 깊어질 무렵이면 할머니들이 유모차를 밀고 벤치로 모여든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다 그 옆을 지나간다.
할머니 세 분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몇 번이고 그 곁을 지나치다 보니 문득 유모차 안이 궁금해졌다. 인사를 건네니 할머니 한 분이 덮개를 열고 사탕을 꺼내준다.
슬쩍 들여다보니 사탕 봉지가 들어 있고 장을 본 작은 짐들이 실려 있기도 하다. 누군가는 물병을 넣어 두었고, 누군가는 복지관에서 받아 온 안내문을 접어 넣어 두었다.
그들에게 유모차는 아이를 태우는 도구가 아니라 하루를 실어 나르는 수레였다. 반려견과 함께 같은 산책로를 여러 번 오간다. 강아지는 냄새를 맡느라 걸음을 늦추고 나는 그 곁에서 천천히 발을 맞춘다. 한 바퀴를 돌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면 할머니들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야기는 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있다.
노인복지관에서 들은 강좌 이야기가 한창이다. 강사가 재미있었다는 사람도 있고 에어컨이 너무 세서 추웠다는 사람도 있다. 또 한 바퀴를 돌아오면 노인 일자리 이야기가 오간다. 새로 모집하는 일이 있다며 누군가는 정보를 알려 주고 누군가는 허리가 아파 더는 할 수 없다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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