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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 웬 '게'가?…껍질 벗는 모습에 '해탈'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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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사찰을 찾는 건 인간만이 아니다. 대웅전·극락전 건축물과 승탑에는 게가 있다. 불교에서 게 장식이 해탈 수행을 상징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발간한 '민속학연구 제58호'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와 김민옥 경성대 조교수의 논문 '한국 사찰의 게 장식과 종교적 상징성'이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 사찰에는 게뿐만 아니라 거북, 전갈 등이 장식돼 있다. 이들은 탈각, 탈피하며 성장하는 생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로 사찰 대웅전·극락전 수미단에 장식돼 있기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이후인 17세기 후반에 중창 복원되며 장식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당시 숭유억불 정책과 자연재해 등으로 불교계에서 염불의식과 해탈수행이 행해진 게 장식의 배경이라 볼 수 있다.

저자들은 해남 미황사, 부안 내소사, 여수 흥국사 등 사찰 17곳의 게 장식과 해남 대흥사, 장성 백양사, 해남 미황사의 승탑 게 장식을 통해, 그 특징을 서술한다.

게 장식이 주로 대웅전 천장과 수미단에 등장하고 승탑에도 있고, 수미단 장식은 연꽃과 연잎을 포함한다거나, 수미단 게 장식은 대개 집게발을 들고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 등 총 8개의 특징이 발견됐다.

"사찰 장식에서 게는 스스로 탈피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해탈의 상징이며, 무애자재하는 작은물고기의 희생으로 자비와 보시를 베풀어가며 살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28쪽)

게와 거북이 장식은 승려들이 해탈수행에 정진하고, 열반에 드는 장소에 깃들어 생사윤회의 번뇌를 끊고 해탈에 이르는 수행의 목적을 떠올리게 하는 교훈적 의미를 담은 장식이라는 뜻이다.

특히 게는 집게발로 번뇌와 윤회를 끊어낸다는 의미도 담겼다.

이런 게 장식은 9세기 초에서 15세기에 걸쳐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와 프람바난사원, 문듯사원, 수쿠사원에 장식됐고, 12세기 캄보디아 시엠릿 앙코르와트와 앙코르 톰사원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논문에는 이런 전파에 대해 신라말에서 고려초 사이 아라비아 상인, 인도상인, 남경상인 등 동남아시아 문화권과의 해상 교류와도 관련이 있다고 봤다.

"수미단의 다양한 장엄은 동아시아 불교문화권에서 유독 한국 사찰의 대웅전·극락전에 장식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 불교의 고유한 문화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37쪽)

이 외에도 '민속학연구 제58호'에는 민속놀이, 연희, 문자도, 물질민속, 무예 등 한국인의 삶과 문화에 담긴 의미를 살펴본 논문들이 실렸다. 수록 논문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on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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