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정몽규가 했어야 할 '사과', 손흥민이 대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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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단이 귀국했다. 사령탑에서 물러난 홍명보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먼저 입국했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월드컵'을 둘러싼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홍 감독과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팬들의 싸늘한 민심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출정식에 이어 그동안 관행으로 이루어졌던 대표팀 귀국 행사 역시 이번에는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홍명보호의 심각한 졸전으로 인하여 분노한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을 것을 예상한 조치였다. 역시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직후 귀국 행사에서는 일부 팬들이 선수단에게 엿을 내던지는 해프닝이 벌어진 바 있었다. 이번에는 12년 전보다 더 심각할 정도로 온라인 상에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난이 폭주하고 있는 데다, 선수단 귀국을 앞두고 '신변 위협'을 암시하는 글까지 게시되면서 공항 현장에는 경찰관들이 대거 긴급 배치되기도 했다.
실제로 현장 분위기는 험악했다. 선수단이 새벽 시간에 입국했음에도 인천공항에는 수많은 팬들과 취재진, 유튜버 등이 몰렸다. 일부 팬들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축구협회 해체", "홍명보 돈 뱉고 나가라" 등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 구호를 외쳤다. 홍명보 감독이 입국장에 등장하자 곳곳에서 욕설과 고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홍 감독은 10여 명의 축구협회 관계자와 경찰 등에 겹겹이 둘러싸인 채 곧바로 이동했다. 홍 감독은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팬들은 선수단이 차량과 버스로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항의를 이어갔다.
홍 감독과 선수단이 공항을 떠나고 얼마 후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다른 항공편을 통해 시차를 두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한 남성이 정 회장 쪽으로 '개껌'으로 알려진 이물질을 투척하여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물질에 맞지는 않았고 홍 감독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월드컵에서는 전술도 전략도 없더니, 팬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한 귀국전술 계획만 완벽했다",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힘드냐" 등의 반응이 쏟아지며 홍 감독과 정 회장을 향한 강도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2014년과 달리 이번에는 선수들을 직접 비난하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현장의 팬들 대부분은 선수들에게는 "파이팅", "수고했다"며 응원을 보냈다. 팬들의 비난이 단지 감정적인 분노가 아니라는 것, 이번 월드컵 참사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진짜 주체가 선수가 아닌 '다른 이들'이라는 것을, 팬들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홍명보호는 출발부터 문제가 많았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부터 공정성과 특혜 논란에 휘말렸다. 홍명보 감독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도 높았다. 12년 전에 대표팀에서 이미 한 번 크게 실패한 감독을, 굳이 무리수를 두어가며 다시 모셔와야 하는 필요성에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시즌 중에 소속팀을 내버리고 무책임하게 대표팀으로 떠나버리면서 울산 HD와 K리그 팬들도 깊은 상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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