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으로 나온 순간, 장애인의 세상은 왜 좁아지는가
어느덧 교직 15년 차, 그동안 참 많은 특수학급 아이들이 내 손을 거쳐 세상으로 나아갔다. 세월이 흐를 때마다 문득문득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지곤 한다.
얼마 전, 길가에서 우연히 고등학생이 된 옛 제자와 학부모님을 만났다. 훌쩍 자란 아이의 모습이 반가워 환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이내 마주한 학부모님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동시에 짙은 그늘이 어려 있었다.
여전히 아이의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러니까 눈앞으로 다가온 '그다음 세상'을 걱정하시는 부모님의 무거운 목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 역시 깊은 돌덩이를 얹은 듯 먹먹해졌다.
"선생님, 고등학교 졸업하면 우리 아이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부모님이 던진 이 한마디는 비단 한 가정만의 고민일까.
졸업이 끝이 아닌, 새로운 단절의 시작이 되는 현실
장애 학생과 그 부모에게 학교라는 울타리는 생각보다 견고하고 따뜻한 공간이다. 매일 아침 갈 곳이 있고, 반갑게 맞이해 주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으며, 저마다의 속도에 맞춘 배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장애 학생들에게 졸업이 새로운 세계를 향한 설레는 도약이라면, 장애 학생들에게 졸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와의 단절이 시작되는 기점이 되곤 한다.
졸업장이 손에 쥐어지는 순간, 학교라는 든든한 끈은 거짓말처럼 끊어진다. 학령기를 마친 성인 장애인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냉혹하기 그지없다. 갈 수 있는 시설의 문턱은 지나치게 높고, 일자리는 성인 장애인의 인구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갈 곳을 찾지 못한 수많은 성인 장애인들은 다시 집 안방으로, 혹은 또 다른 폐쇄적인 공간으로 돌아가 스스로 '사회적 고립'을 택한다. 학교 문을 나서는 날, 그들의 세상도 함께 멈춘다. 과연 우리는 학교 문을 나서는 장애 청년들에게 '그다음'을 살아갈 준비를 해 준 적이 있었던가. 현장에서 마주하는 학부모들의 깊은 한숨은 바로 이 멈춰버린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단절의 틈새에서 최근 반가운 제도적 소식이 들려왔다. 국립특수교육원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장애인 평생학습도시가 102개소로 대폭 확대되었다고 한다.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학교를 떠난 성인 장애인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예산이 배정되고 지역사회 내에 배움의 공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며, 제도적 성장을 이뤄낸 관계자들의 노력도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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