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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을 자랑하는 전시장 밖, 갯벌을 지켜달라는 목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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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을 자랑하는 전시장 밖, 갯벌을 지켜달라는 목소리가 울렸다

현재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맞아 세계유산 축제가 한창이다. 반구대 암각화와 산사, 서원, 왕실 의궤를 디지털 영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앞에서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연신 휴대전화를 들어 올린다. 어린이들은 붓글씨 필사와 모바일 스탬프 투어, 국가무형유산과 전통 공예 체험 등을 즐기며 전시장을 누빈다.

이렇게 유네스코 국제회의 공간의 내 다른 한 켠에서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우리 국가유산을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문화축제의 공간이 펼쳐지고 있다. 그중 기자의 시선을 붙잡은 것은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전시였다. 서산·여수·고흥·무안을 포함한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 움직임을 소개하는 대형 패널에는 '생물다양성',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세계적 보전 가치'라는 표현이 반복해서 보였다. 전시 메시지는 분명했다. 한국의 갯벌은 단순한 진흙밭이 아니라 수백만 마리의 이동성 물새가 쉬어 가고 먹이를 찾는 국제적인 생태축이며, 세계가 함께 지켜야 할 자연유산이라는 것이다.

한편 전시장 밖으로 나오자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같은 시각 벡스코 광장에서는 전북에서 부산을 찾은 환경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이들은 "새만금신공항을 철회하지 않은 채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부와 세계유산위원회에 대책을 요구했다. 이와 같이 세계(자연)유산을 확대 등재하려는 국가와, 그 주변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국가. 대한민국에서는 두 장면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갯벌 '등재'는 세계를 향하고, '개발'은 국내를 향한다

한국은 2021년 서천·고창·보성-순천·신안 갯벌을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했다. 이번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여수·고흥·무안·서산 갯벌을 추가하는 2단계 확대 등재가 심사 대상에 올랐다. 갯벌 전시관에서는 확대 등재의 의미를 ▲ 갯벌 생태계의 연결성 강화 ▲ 완충구역 확대 ▲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보전 ▲ 멸종위기종 보호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부산을 찾은 전북 지역 환경단체가 문제 삼는 것은 '등재' 자체가 아니라 '등재 이후'였다. 세계유산이라는 이름을 얻은 뒤에도 해당 유산과 생태적으로 연결된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계속 추진된다면, 등재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창갯벌 인근의 노을대교와 새만금신공항, 가덕도신공항,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됐다. 사업의 위치와 성격은 각각 다르지만, 개발이 자연유산과 주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했느냐는 질문은 공통적이었다.

"정부는 등재에는 적극적이지만 보존에는 소극적입니다."

기자회견장에서 반복해서 들린 말이었다.

새만금신공항, 가장 첨예한 논쟁

논란의 중심에는 새만금신공항이 있다. 해당 환경단체들은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에 포함된 수라갯벌이 서천갯벌과 연결된 하나의 생태권이자, 이동성 물새의 핵심 서식지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 과정에서 강조하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가치와 새만금신공항 계획이 충돌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라갯벌과 그 주변 지역에는 저어새와 황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법정보호종을 포함한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어 공항 건설 과정의 서식지 훼손과 조류 충돌 위험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정부와 사업 추진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균형발전과 교통 접근성 개선, 공항 인프라 확충이라는 공익적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실제 지역사회에서도 "전북에도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항 건설을 둘러싼 찬반은 단순히 환경과 개발이라는 두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역 주민들에게 공항은 장기간 이어진 지역 소외를 해소하고 산업과 관광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시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면 환경단체는 수라갯벌이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는 생태적 자산이기에 사수하고자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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