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자금지원에 회생하나…카드사, 홈플러스 제휴 셈법 복잡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카드업계도 제휴카드 운영 방향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회생 가능성은 커졌지만 법원의 판단과 채권자 동의 등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한 대응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홈플러스 제휴 카드와 임직원 전용 카드 등에 대한 신규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신한카드도 최근 '마이 홈플러스 신한카드'와 '마이 홈플러스 체크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현대카드는 홈플러스 온라인몰 M포인트 사용 서비스를 종료하고 홈플러스 할인권을 11번가 할인권으로 대체했다. 하나카드도 멤버십 할인 대상에서 홈플러스를 제외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조치에 나선 것은 홈플러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어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안을 의결했다. 홈플러스는 20일까지 법원에 즉시항고한 뒤 수정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자 동의를 받는 절차를 밟게 된다.
회생이 현실화되면 제휴카드 운영도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카드업계에서는 신규 발급을 막은 이유로 소비자가 현재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제휴카드를 발급받아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향후 홈플러스가 정상 영업을 재개하고 이용 수요가 회복될 경우 신규 발급 재개 여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회생이 무산될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 명칭을 쓰는 제휴카드는 홈플러스에서 구매 시 할인과 홈플머니 적립을 핵심 혜택으로 설계된 만큼, 영업 중단이 장기화되거나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대체 혜택 마련이 불가피하다. 기존에 적립된 홈플머니와 포인트의 사용처와 카드 갱신·상품 전환 방안까지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상 제휴업체가 휴업이나 파산 등으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지면, 카드사는 회원에게 이를 사전 고지하고 기존 혜택과 유사한 수준의 대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대체 서비스 마련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에는 다른 온라인 쇼핑몰 혜택으로 비교적 쉽게 전환할 수 있었지만,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대형마트라는 특성상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체 사업자가 제한적이다.
특정 업체를 새 제휴처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어 업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홈플러스의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카드사는 카드 매출대금 지급을 일시 보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출 회수가 막히면 정상 영업이 더 어려워진다는 홈플러스 측 입장을 감안해 지급을 다시 재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홈플러스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며 "회생이 이뤄져 고객 수요가 다시 생긴다면 제휴카드 운영 방향도 그에 맞춰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