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공격하면 이긴다는 믿음, 오히려 전쟁 부를 수 있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북한에 대해 선제 타격론을 주장했다. 선제 타격론은 '3축 체계'에 근거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맞서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구축해 온 대응 체계가 '3축체계'다.
북한의 공격 징후가 보이면 발사 전에 먼저 타격하는 '킬체인',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공격당하면 북한 전쟁지도부와 핵심 시설을 대규모로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이다.
천안함·연평도 사건(2010년)을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돼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정립된 '3축 체계'의 기조는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2026년 3축체계 예산은 전년 대비 21.3% 늘었다.
지난 10일 뉴스타파 유튜브 채널에는 <다큐 뉴스타파> '먼저 때려야 이긴다는 믿음에 대하여'란 다큐멘터리가 업로드되었다. 이 다큐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선제 타격론의 문제점을 짚고, 대안으로 9·19 군사합의를 제시했다. 다큐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15일 서울 충무로역 근처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최승호 PD를 만났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도 선제타격 태세, 북한도 선제타격 태세"
- 다큐를 제작한 소회가 어때요?
"올해 북한 문제에 대한 중요한 다큐멘터리를 계속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볼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평화가 깨지면 경제가 나빠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하니까요. 윤석열 정부 때 북한에 드론을 보내는 식의 공격적 대응으로 남북 관계가 크게 망가졌고, 위험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새 정부가 이걸 다시 잘 정립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김정은과 함께 사는 두 가지 길' 두 편을 만들어 방송했고, 이번엔 킬체인 문제가 특히 중요한 이슈라고 판단해 만들었습니다."
- 왜 킬체인이 지금 중요한 이슈인가요?
"얼마 전 미국 CSIS의 한국 석좌 빅터 차가 <포린어페어스>에 '미국이 한국을 설득해 킬체인을 접게 해야 한다'는 글을 실었습니다. 한국 특파원들을 모아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이후 조선일보를 비롯한 여러 신문에 비슷한 내용이 보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심도 있는 논의로 이어지지 못했어요. 국방부는 '킬체인을 계속해야 한다'고 일축했고요.
저는 지난 3월 통일부 자문회의를 촬영하다가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킬체인에는 매우 불안정한 문제가 있으니 이재명 정부가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걸 듣고 이 문제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 선제타격론은 윤석열 정부 때 처음 나온 게 아닌가요?
"아닙니다. 3축 체계는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개념이 나왔고, 박근혜 정부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이 투입돼 실전력이 갖춰졌어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 수단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는데, 문제는 이게 오히려 위기 고조시킬 수 있는 불안정한 측면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선제타격과 김정은 등 지도부를 무력화하는 참수작전을 강조했었습니다. 이런 공격적 전술이 나오자 북한도 대응했어요. 2022년 핵무력정책법에 한국이 북한의 핵·전략 자산이나 지도부를 공격할 조짐이 있으면 먼저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규정한 겁니다. 말하자면 북한판 킬체인인 셈이죠. 한국도 선제타격 태세, 북한도 선제타격 태세라 서로 매우 위험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상대가 공격 안 할 수도 있는데 먼저 선제타격을 하면 전쟁이 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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