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영상' 에 충격 받은 미국 어린이집 교사들, 이런 말까지...

A는 큰길 건너편에 사는 이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근처 어린이집에 처음 취직했다. A가 우버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마침 나와 연결되어 그녀의 출근을 도와주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뉴욕 근교의 주택 지역에 산다.
평소엔 조용한 A지만, 여름이 다가오면서 조금 들떠 보였다. '여름형 인간(Summer Girl)'이라 그렇다는 그녀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혹시 재미있는 짧은 영상 하나 보여줘도 되냐고 물었다.
한국의 개그우먼 이수지가 '유치원 선생님'을 주제로 만든 영상들이었다. 지난 6월, '유치원 선생님' 시리즈의 최종편이 올라왔고 영어 자막이 포함된 짧은 릴스 몇 개를 A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나는 메리 포핀스가 아니야!"
미국의 정규 교육과정은 유치원(Kindergarten)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대다수 부모는 유치원 입학 1~2년 전부터 Pre-K라고 하는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낸다. 도심은 좀 다르지만, 일반 주택 지역에서는 주로 성당이나 교회에 Pre-K가 있고,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집 가까운 Pre-K에 아이들을 보낸다.
지역 공립학교는 지역의 해당 연령 아동 수만큼 유치원에 자리를 만든다. 부모가 홈스쿨이나 사립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지역 어린이는 모두 병설 유치원생이 된다. 한국에서 느꼈던 사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과열 경쟁, 불투명하거나 비합리적인 재정 운영, 과중한 교사 노동이 미국에서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이런 환경 차이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웃 A가 보조 교사로 근무하는 곳도 교회 부설 Pre-K다.
" 여기 영상에 나오는 선생님은 나와 비슷한 나이인가요? "
A가 가장 먼저 궁금해했던 것은 교사의 나이였다. 미국의 Pre-K에도 젊은 교사가 있지만, 중년 여성 교사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A에게 한국 유치원 교사들이 하는 일을 말해 주었다. 알림장 작성은 물론, 사진과 함께 개개인의 활동을 학부모에게 전하고,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유치원 버스로 함께 등하교를 하고, 청소와 서류 업무까지 하고 있다고.
"나라면 한국에선 교사로 일할 수 없겠는 걸? 나는 메리 포핀스(마법을 부리는 보모 캐릭터)가 아니야!"
A는 함께 근무하는 다른 교사들의 반응도 전해 주었다. 한국 교사들의 업무 강도를 전해 들은 교사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젓더란다. (아이 몇 명만 보는) 개인 입주 가정교사도 다 못해낼 일을 어린 여성 교사들이 해내고 있다니, 그들은 '슈퍼 내니(Super Nanny)'냐, 부모들도 그런 걸 교사에게 기대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단다.
대학생인 나의 딸은 여름 방학 동안 일할 서머 잡(Summer Job)을 구하기 위해 서머 캠프와 주변 어린이집에 인터뷰를 다녔다. 나는 그중 한 곳의 어린이집 원장에게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보았다. 중년 여성을 교사로 고용하는 이유가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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