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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성향

금리 인상에 물가·환율 잡힐까…"외환·거시정책 맞물려야"

뉴시스 속보

ONP 요약

한국 정부가 지난주 주택과 금융 문제를 놓고 큰 논의를 시작했다. 대통령이 비싼 집을 사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직접 검토했고, 정부 금융 부서에서는 청년들이 집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지원 대출을 늘릴지, 일반인들의 빚을 줄일지를 놓고 전문가 토론을 열었다. 특히 금리(이자율)가 조금만 올라가도 집 대출받은 사람들의 매달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제도적 지원과 과세 강화 필요 — 소상공인과 청년의 실질적 지원은 부족한 반면 빚만 쌓이고 있어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 부담 강화와 근본적인 지원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

중도 성향:금리 환경 변화에 정책 조율 중 — 미국 금리 인상 관측 후퇴에 따른 국내 금리 환경 변화를 반영하면서 정책대출 확대와 가계부채 관리 사이의 균형을 신중히 검토 중

보수 성향:금리 인상 시 가계 충격 우려 — 주담대 금리 상승이 영끌족과 취약차주에게 미칠 충격을 우려하면서 정책의 신중한 추진과 시장 안정성 유지를 강조

[세종=뉴시스]여동준 임하은 기자 = 한국은행이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고물가와 고환율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내수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반면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과도한 수요를 식혀 물가 상승세를 낮추고 원화 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여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원화 가치가 오르면 원유·가스·원자재 등 수입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낮아지는 만큼 금리 인상은 수요 억제와 수입물가 안정이라는 두 경로를 통해 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인 2%를 웃돌고 금융안정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통위원 7명 모두 인상 결정에 찬성했다.

이번 금리 인상의 가장 직접적인 목표는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2% 상승했다. 5월 3.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석유류 가격은 24.7% 급등했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3.2% 올랐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도 3.4%에 달했다.

일시적인 유가 충격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흐름도 안심하기 어렵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보다 높았다.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8%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과 대출금리가 함께 상승해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차입을 통한 투자에 신중해진다.

주택과 주식 등 자산 투자 수요도 약해질 수 있다. 경제 전체의 수요 증가 속도가 낮아지면 기업이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지면서 서비스 등 내수 부문의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된다.

다만 금리가 올랐다고 휘발유나 식료품 가격이 즉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현재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다. 기준금리로 국제유가를 직접 낮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의 역할은 비용 충격이 서비스 가격과 임금 등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가깝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굳어지기 전에 소비와 투자 수요를 조절해 2차 상승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한은도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했지만 그동안 높아진 비용과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인 2.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근원물가는 기존 전망치 2.4%를 다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부채 의존도를 줄이고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현재 물가 불안이 있는 국면에서 조기에 물가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고환율도 한은의 결정을 앞당긴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549.4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외환수급 개선으로 지난 15일 1484.7원까지 낮아졌지만 중동 상황과 미 달러화 강세,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큰 상태다.

한국의 금리가 오르면 원화 예금과 채권 등 원화 자산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진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해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유인이 줄고 외국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커진다.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원화 가치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도 좁혀졌다.

미국 기준금리가 연 3.50~3.75%인 가운데 한국 기준금리가 2.75%로 오르면서 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25%p에서 1.00%p로 축소됐다. 금리 격차를 이유로 자금이 빠져나가거나 원화가 약세를 보일 위험을 일부 낮추는 요인이다.

환율 하락은 다시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국제시장에서 배럴당 80달러인 원유를 들여오더라도 환율이 1550원일 때보다 1450원일 때 기업이 부담하는 원화 비용이 줄어든다.

원유뿐 아니라 가스·곡물·산업용 원자재 등 수입품 전반에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수입가격이 낮아지면 기업의 생산비와 운송비 부담이 완화되고,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 상승률도 낮아질 수 있다.

고환율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을 금리 인상이 일부 끊어주는 구조다.

김 교수는 "금리 인상은 한미 기준금리 격차를 축소해 환율 안정에 기여한다고 본다"며 "호주·뉴질랜드·유로존·일본·인도네시아·필리핀 등도 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이러한 정책 방향이 맞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환율 하락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 금리뿐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 달러화 가치, 중동 상황, 국제유가, 외국인 주식 매매와 국내 기업의 달러 수요 등에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의 금리 매력보다 주가 하락이나 지정학적 위험을 더 크게 우려하면 금리가 올라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축소된 한미 금리 차이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금리 인상의 물가·환율 안정 효과를 키우려면 정부 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과도하게 확대해 소비와 투자를 다시 자극하면 한은의 긴축 효과가 약해질 수 있고,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이나 쏠림 현상에 대응하지 못하면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강세 효과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도 "금리 인상만으로 환율이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환정책과 거시정책이 잘 맞물려야 환율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rainy71@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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