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세 가능성에 단독주택 대신 콘도…베벌리힐스 2970억원 예약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공사가 한창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한 펜트하우스가 2억달러(약 2970억원)에 예약됐다.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로스앤젤레스(LA) 지역 콘도의 기존 최고가보다 5배 이상 비싼 것은 물론, 이 지역 단독주택 최고 거래가격마저 웃돌게 된다. LA 부동산 시장이 둔화한 가운데서도 부유세 도입 가능성과 세금·관리 부담 때문에 대형 단독주택 대신 초고가 콘도를 검토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는 게 개발사 측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초고급 호텔·리조트 브랜드 아만이 조성하는 ‘아만 베벌리힐스’의 펜트하우스를 구매 희망자가 예약하고 계약금 일부를 냈다고 보도했다. 아직 최종 매매가 끝난 것은 아니며 구매자의 신원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 주택은 28층짜리 콘도 건물의 최상층 2개 층에 걸쳐 들어선다. 두 층을 같은 구조의 펜트하우스 2채가 절반씩 나눠 쓰며, 나머지 한 채도 2억달러에 매물로 나와 있다. 두 주택은 각각 실내 약 1562㎡와 야외 공간 약 1325㎡를 갖추고 옥상 테라스와 전용 수영장 2개가 들어선다.
현재 LA 지역 콘도 최고가는 2025년 센추리 빌딩에서 거래된 3920만달러(약 582억원)다. 해당 펜트하우스에 제시된 2억달러는 이보다 5배 이상 높다. LA 지역 단독주택 최고 거래가격은 2020년 워너 에스테이트가 세운 1억6500만달러로, 역시 2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현지에서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도 나왔다. 부동산업체 누르먼드앤드어소시에이츠의 마이클 누르먼드는 LA 부유층이 벽을 공유하는 고층 콘도보다 실내외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단독주택을 선호한다며 “아만 펜트하우스가 최고가 기록을 세울 가능성은 있지만 2억달러는 현실성이 떨어질 만큼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LA 부동산 시장도 최근 둔화했다. 소더비스 인터내셔널 리얼티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LA 지역 콘도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다. 콘도 중위가격은 72만3000달러(약 10억7400만원)로 2.3% 하락했다.
다만 초고가 주택 수요는 일반 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발사 케인디벨롭먼트는 지난해 초 분양을 시작한 이후 아만 레지던스의 계약·예약 총액이 10억달러(약 1조4860억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한 구매자가 한 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내부 미완공 주택을 1억700만달러(약 1590억원)에 계약했다. 내부 공사비는 별도로 내야 한다. 이 밖에도 4600만달러와 3980만달러짜리 주택이 계약된 상태다. 구매자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만 베벌리힐스는 로데오 드라이브 인근 7.1㏊ 부지에 조성되는 ‘원 베벌리힐스’ 사업의 중심 시설이다. 총사업비 100억달러(약 14조8600억원) 규모로 아만 브랜드 콘도 건물 2개와 객실 78개짜리 호텔, 상점·식당, 대규모 정원을 조성한다. 사업은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첫 번째 콘도 건물에는 69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 약 334㎡에 침실 2개를 갖춘 주택의 가격은 2000만달러부터 시작하며 모든 가구에 전용 수영장이 설치된다. 입주자는 약 9290㎡ 규모의 전용 클럽과 호텔의 스파·체육시설·식당도 이용할 수 있다.
개발사 측은 현재 구매자 대부분이 LA 지역 주민이라고 밝혔다. 베벌리힐스에는 LA시가 고가 부동산 거래에 부과하는 이른바 ‘맨션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부유세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일부 자산가가 대형 단독주택 대신 연중 일부만 거주할 수 있는 콘도를 검토하는 배경이라고 개발사 측은 설명했다. 래리 그린 케인디벨롭먼트 전무는 “장기간 집을 비워도 관리 부담이 적은 주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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