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표 낙선, 관리비 갈등…아파트 방화 방아쇠 됐나?
ONP 요약
경산시의 한 아파트 관리실이 갑자기 폭발해 불이 났고, 그 사고로 8명의 사람들이 다쳤다. 소방대가 빠르게 나가 불을 껐고, 경찰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산=뉴시스]정재익 이상제 기자 =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을 두고 주민대표 선거와 관리비 집행 등을 둘러싼 갈등이 범행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찰은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불을 질러 주민 등 8명을 다치게 한 입주민 A(70대)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말했다.
그는 사고 전날 관리사무소에서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밤부터 아파트 폐쇄회로(CC)TV 화면 대부분이 꺼져 있었다는 주민 증언도 나왔다.
◆주민대표 선거·관리비 문제로 갈등
주민들은 A씨가 이전부터 관리비 집행과 관련 서류 공개, 주민대표 선거 등을 놓고 관리 주체와 마찰을 빚었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주민대표 선거에서 임원직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선거함을 훼손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A씨가 아파트 운영 문제로 관리사무소를 계속 찾아왔다"며 "낙선한 뒤에는 확성기를 들고 아파트를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건 전날에도 A씨와 다른 주민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분쟁을 중재한 뒤 A씨를 귀가 조치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같은 날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관리인이 A씨가 관리사무소에 오지 못하도록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A씨도 이에 반발해 자신이 고발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아파트가 관리비 집행과 정산, 관련 자료 공개 등을 놓고 오랜 시간 일부 입주민과 사무소 사이에서 갈등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경산시에 감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에도 관리규약과 아파트 운영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주민과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이 모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CCTV 화면 대부분 꺼져…관리사무소 내려간 아내 참변
화상 피해자의 남편인 주민 B씨는 이날 오전 7시께 경비실을 찾았다. 당시 내부를 비추는 CCTV 한 대를 제외한 나머지 화면이 꺼지고 연결선도 빠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집으로 돌아온 B씨가 이 사실을 알리자 아내는 "전날 오후 8시30분께 쓰레기를 버리러 갔을 때도 CCTV 화면이 대부분 꺼져 있었다"고 답했다.
이후 아내는 상황 파악을 위해 관리사무소로 향했다가 폭발로 심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아내가 돌아오지 않아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던 중 갑자기 빵 하는 소리가 났다"며 "폭발음이 두세 차례 더 들렸고 몸에 불이 붙은 사람들이 밖으로 뛰어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불붙은 마네킹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사람이었다"며 "아내는 경비실 바닥에 화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
B씨의 아내는 대구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서울 한 상급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CCTV 연결선이 빠진 시점과 원인을 비롯한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주변 차량 블랙박스 등도 확보해 범행 전후 상황을 확인 중이다.
◆방화 뒤 흉기 소지…경찰관 명령에 내려놔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9분께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A씨는 인화물질을 소지한 채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과정에서 자신도 전신화상을 입었다.
그는 화재 직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뒤 흉기를 들고 다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관들이 권총을 겨누고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명령하자 이를 따랐고 현장에서 제압됐다.
사고 직후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도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사고 경위를 묻거나 불안감을 나타내는 지역 주민들의 댓글 수십개가 달렸으나 운영정책상 부적절한 게시물로 분류돼 삭제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인원 38명과 차량 17대를 투입해 이날 오전 8시48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이 사고로 긴급 3명, 응급 4명, 비응급 1명 등 총 8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전신 중증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치료 중인 A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ki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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