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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돈으로 보일 때, 김애란이 지은 집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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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돈으로 보일 때, 김애란이 지은 집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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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방을 노크하는 일, 그 지리멸렬함과 서글픔에 대하여

언제부턴가 풍경이 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아파트 단지의 브랜드와 평수, 그리고 '상급지'와 '하급지'라는 차가운 부동산 계급 용어가 공기처럼 떠다닌다. 우리는 나빠서 틀리는 게 아니라 몰라서 틀리는 법이라지만, 언제나 '경제적 인간'으로만 살아가도록 등 떠밀리는 이 시대 속에서는 알면서도 서로에게 속물이 되고 만다.

김애란 작가가 8년 만에 묶어낸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북토크 당시 작가가 예고했던 대로, 이번 소설집의 중심을 관통하는 화두는 '돈과 이웃'이다. 일곱 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은 한 권의 정성스러운 '이야기의 집'과 같다. 소설 속 인물들은 누군가의 공간을 방문하거나, 자신의 내밀한 공간을 타인에게 노출하며 내적 갈등을 겪는다.

연민 속에 숨어 있던 우월감, '좋은 이웃'이라는 질문

단편 <좋은 이웃>은 타인을 향한 연민과 은밀한 속물근성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우리들의 이중적인 내면을 가장 잘 보여준다. 독서지도사인 서술자는 늘 안타깝게 여기던 장애 학생 '시우'가 환경이 어려운 줄로만 알았다가, 넓은 평수의 자가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듣고 묘한 허전함과 휑함을 느낀다.

"마음이 허전하고 휑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내가 연민하던 대상이 혼자 반짝이는 세계로 가버렸기 때문일까?"

내가 베풀어온 도덕적 뿌듯함의 밑바닥에 실은 은밀한 '경제적 우월감'이 주춧돌처럼 고여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소설은 시우의 입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이 시대에 '좋은 이웃'이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은 가능한 일인가.

"그런 걸(공동체, 이웃, 연대) 믿으려면 어떻게 하면 돼요?"

남의 욕망은 탐욕 같고 내 욕망은 오직 생존을 위한 정당한 '욕구'처럼 느껴지는 마음의 위선. 작가는 이를 손가락질하기보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허영과 질투의 내면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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