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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한 올이 만든 생명의 구조…진유리 '부드러운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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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쇳덩이처럼 단단했던 금속은 내려놓고, 실 한 올을 붙잡았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진유리는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자신의 작업 언어를 코바늘과 실로 옮겼다. 한 코씩 잇고 또 잇는 반복은 장신구를 넘어 공간을 채우는 설치 작업으로 확장됐고, 생명의 탄생과 성장, 쇠퇴와 소멸이 이어지는 순환의 시간을 담아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은 2026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중견 부문 선정작인 진유리 개인전 '부드러운 중력(Soft Gravity)'을 오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KCDF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전시 제목인 '부드러운 중력'은 여린 실 한 올이 한 코씩 이어져 단단한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대표작 '둥근 변이'는 도넛이나 나팔을 닮은 형태가 증식하고 순환하는 모습을 목걸이와 브로치로 구현했다. 반복되는 붉은 형태는 생명력을 상징하고, 앞뒤의 경계를 허문 조형은 시작과 끝이 맞물린 생명의 순환 구조를 은유한다.

'붉은 변성' 연작은 혈관과 림프관을 연상시키는 유기적 구조를 코바늘 작업으로 구현했다. 실로 엮은 선과 관, 반구 형태는 캔버스와 나무 패널, 바닥과 천장을 넘나들며 평면과 부조, 오브제, 설치의 경계를 허문다.

관객 참여작 '선택'도 눈길을 끈다. 같은 재료로 만들었지만 크기와 밀도가 조금씩 다른 브로치 가운데 하나를 직접 고르는 방식이다. 목걸이와 브로치 등 장신구 10여 점과 캔버스 작업, 설치 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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