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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쓰기 책을 사서 연습을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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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필기 하는 것을 싫어했고 서예는 더 싫어했다. 학생 시절에는 노트 필기는 잘 안 하고 책에만 좀 끄적거렸다. 서예는 붓, 화선지 등 재료 가지고 다니는 것도 귀찮았고 반듯하게 써 내리는 글씨체가 단조로워 보여 싫었다. 가만히 앉아서 정진하는 자세로 서예를 하는 것이 무척 갑갑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내가 요즘 기본 글씨를 연습하고 있다. 서예를 배워 볼 계획도 하고 있다. 어쩌다가 싫어 했던 글씨 쓰기와 서예를 배울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중장년기로 접어 들면서 여러 일들로 심적으로 힘들 때 끄적끄적 낙서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낙서를 하는 김에 필사를 해 볼까?' 하고 작년부터 책들의 짧은 문장들을 써 봤다. 필사는 생각 외로 좋은 효과들이 많았다. 필사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생각들도 정리되었다. 그런데 글씨가 자간과 줄 간격이 잘 맞지 않았다. 글씨체가 아주 못나지는 않아서 짧게 쓰는 글은 괜찮은데, 긴 글을 써 놓으니 자간, 줄간, 글씨 크기가 제멋대로였다.

'손 글씨를 배우면 좀 나아질까?'

그래서 펜으로 쓰는 손 글씨를 배우러 다녔다. 기본 펜글씨는 아니고 멋 글씨에 가까운 수업이라 반듯한 글씨가 되진 않았다. 그래도 많이 나아진 글씨체가 예뻐 보여서 만족했다. 펜을 쓰다 보니 붓을 한번 사용해 보고 싶어서 붓펜으로 인터넷 영상을 보면서 붓펜 캘리그라피를 따라해 보았다. 처음에는 붓펜이 엄청 어색했는데 익숙해지니 펜 쓸 때보다 힘이 덜 들고 붓을 놀리는 것에 따라 굵기가 바뀌면서 더 예뻐 보였다.

내가 배웠던 꾸밈 펜글씨나 붓펜 캘리그라피는 글씨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도, 좀 잘 못 쓴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 문장의 모양이 예쁘면 잘 쓴 것처럼 보였다. 거기에 그림을 조금만 넣으면 아주 예뻐 보였다. 나는 잘 쓴 글씨가 아니라 예뻐 보이는 글씨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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