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2~3일 여는, 속초 해변 삼륜차 서점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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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맛 나는 과자와 미역국 향기를 동시에 맡으면 이렇지 않을까요. 바다내음을 들이마시며 강원 속초 영랑해안길을 걷다 보면 작은 삼륜차 하나가 나옵니다. 해변 옆을 지키는 이동식 서점, '세발서점'입니다.
양팔을 쭉 뻗은 길이만 한 분홍색 책장에는 여러 종류의 책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비닐 북 커버에 싸인 책도, 원래 초록색이었지만 바닷바람과 햇빛에 바래 푸른빛을 띠게 된 책도 보입니다. 푹 젖었다 마른 듯 우글우글 몸이 불어난 책도 있지요. 책 한 권을 골라 뒤를 돌아보면, 모래사장에서 책 읽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발서점'에선 책을 사면 돗자리나 의자를 빌려 바다를 마주보고 독서할 수 있거든요.
이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세발서점'은 일주일에 2~3일 정도만 문을 열고, 추운 겨울에는 잠시 쉬어갑니다. 지난 2025년 문을 연 '세발서점'은 휴식기를 지나 얼마 전 다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세발서점'의 캐치프레이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동화 속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듯 현실에 지친 어른들이 잠시 쉬어갈 공간이 되어준다는 의미죠. 주인장인 박영아 대표(38)에게도 '세발서점'은 동화 같은 꿈이었다는데요. 지난 6월 21일 속초에서 박 대표를 만나 동화를 현실로 만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냥 하는 거예요"
- '세발서점'을 만든 계기가 궁금해요.
"5년 전 일본의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있으려나 서점>을 읽었어요. <책 축제> 챕터에 '헌책 행진'이라고 움직이는 책장이 거리를 누비는 축제가 나와요. 책에 그림이 같이 있어서 '움직이고 야외에서 운영하는 서점' 이미지가 직관적으로 떠올랐어요. 재밌어 보였고 직접 만들고 싶었어요."
- '세발서점'을 구체화하기까지 4년 걸렸다고요?
"원하는 형태의 삼륜 트럭을 구할 수 없었어요. 모델은 있었는데 상용화가 안 됐었죠. 테스트로 몇 대 만든 거라도 구할 수 있을까 해서 중고 거래 플랫폼도 찾아보고 발품도 팔았어요. 용접하는 곳에 가서 제작해 줄 수 없냐고도 했는데 다 퇴짜 맞았죠. 몇 년이나 안 되면 포기할 법하잖아요. 근데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매년 봄이 돌아오면 검색했어요. 그러다 2025년에 딱 맞는 모델을 찾았어요. 컨테이너가 달린 농업용 이동 수단이었는데, 페인트칠하고 책장을 설치해서 지금의 형태로 만들었죠."
- 우여곡절 끝에 삼륜차를 구하셨어요. 영업 첫날 감격스러웠을 것 같아요. 기억나세요?
"정식 영업 전에 가영업을 먼저 했어요. 어린이날에 부랴부랴 열었어요. '인지도가 없으니까 빨간날이라도 돼야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오겠지' 하고 출근했는데 황당한 거예요. 갔는데 아니, 트럭이 안 보였어요. 캠핑 온 가족이 대형 트레일러로 서점을 가려버린 거예요. 이미 짐을 다 푼 상태라 옮기라고도 못 했어요. 3시간을 그냥 있었는데, 그 캠핑카 주인 부부가 제 책을 사주셨어요."
- 다음날은 괜찮았나요?
"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 한두 명씩 오는 정도였어요. 어쩔 수 없죠. 인지도가 없으니까요. 작년에는 '그래 다 처음이니까' 하고 견딜 수 있었어요. 오히려 올해 SNS 계정이 해킹당하고 다시 알고리즘을 타기까지 정말 힘들었어요. 아무도 재오픈 사실을 몰라서 망망대해에 망부석처럼 혼자 있었죠. 무인도에서 장사하는 기분이었어요. 재오픈하고 한 달 반까지 손님이 별로 없었어요. 원래 30권 팔렸다면 5권 정도 팔리는 정도였어요."
- 어떤 마음으로 버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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