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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찾은 뜻밖의 상자, 거기서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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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찾은 뜻밖의 상자, 거기서 나온 것

약 4년 전, 어머니가 이사를 가며 시골 할아버지 댁에 옮겨둔 나의 짐이 있었다. 그 짐을 찾으러 지난 6월, 충남 서천으로 향했다. 먼지 쌓인 짐들 사이에서 뜻밖의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수십 년 전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옛날 편지 더미였다. 곰팡내가 짙게 밴 상자를 집으로 가져와 베란다 햇볕 아래 바짝 말렸다.

세찬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상자를 방으로 들여놓고도 한참을 열어보지 않았다. 과거의 기억이라는 것은 늘 유쾌하지만은 않기에, 설렘보다는 일종의 거북함이 앞섰다. 상자를 도로 연 것은 자정이 다 되어 퇴근한 어떤 밤이었다.

비로소 과거와 대면할 용기가 생겼던 것인지, 아니면 외롭고 피곤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상자를 열자, 유치원 시절 담임 선생님의 다정한 메모부터, 할아버지, 엄마, 이제는 서먹해져 연락조차 닿지 않는 옛 친구들의 편지까지, 낯선 기억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억 속 어린 시절은 늘 쓸쓸하고 외로운 날들이 가득했는데, 편지에는 사랑의 문장들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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