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호'를 살린 일본 시가현의 '녹색 농업 정책'

일본 최대의 담수호인 시가현의 비와호는 호수를 넘어 주변 지역의 젖줄이자 생태계의 보고다. 과거 고도 성장기 시절, 비와호는 심각한 수질 오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일본 중앙정부와 시가현 지자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은 호수를 살리기 위해 손을 잡았고, 장기간에 걸친 헌신적인 노력 끝에 획기적인 수질 개선을 이뤄내며 전 세계 환경 행정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질 정화의 궁극적인 정답은 결국 '비점오염원(경로가 불분명한 오염 물질)'을 철저히 통제하고 생활하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정화된 물만 하천으로 내보내는 데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가현 역시 공공하수처리시설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여 비와호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1차적으로 차단했다. 대다수의 오염은 현대화된 하수처리 수준에서 통제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거대한 숙제가 남아있었다. 바로 예측과 정량화가 까다로운 '농업 비점오염원'이었다.
농업 비점오염과의 전쟁, '비누 운동'에서 시작된 변화
시가현의 농업 용수는 주로 쌀농사에 가장 많이 쓰이며, 각종 채소 재배가 그 뒤를 잇는다. 농업 현장에서 쓰이는 비료, 액비, 농약 등 다양한 화학물질은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빗물과 섞여 수계로 흘러들어 수질오염을 유발한다. 실제로 1970년대 비와호에 대규모 담수 적조 현상이 발생했을 당시, 세제와 비누 등 가정용 생활하수가 주원인이었으나 농업용수와 축산폐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15%에 달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당시 시가현 주부들이 중심이 되어 합성세제 대신 천연비누를 쓰자는 '비누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고, 농업계도 이에 적극 동참했다. 농민들은 화학비료 사용을 스스로 제한하고, 농업 탁수가 호수로 직접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논의 배수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가현은 2001년, 환경을 보존하는 친환경 농업을 공적으로 증명하는 '환경배려형 농산물 인증 제도'를 발 빠르게 도입했다.
화학물질은 절반으로, 지원은 확실하게
시가현이 자랑하는 '환경배려형 농산물 인증 제도'는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체계를 확충하기 위한 행정적 장치다. 생산자가 화학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량을 시가현의 일반 재배 기준보다 '절반 이하'로 과감하게 줄여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우천 시 농약과 비료가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환경보존 기술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농약을 적게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토양, 수질,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보호하는 농가에만 시가현 지정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까다로운 제도다.
인증을 획득한 농산물은 마크를 부착해 차별화된 제품으로 출하·판매된다. 처음 제도를 접하는 농업인은 시가현 농업진흥부서나 지역 농업개량보급센터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물론 2001년 제도 시행 초기에는 규제 강화에 따른 농민들의 반발과 부담도 상당했다. 시가현 미래농업진흥과 녹색식량전략실 나카가와 히로유키 기술자는 "농약을 기존 시비량의 절반 이상 줄이는 정책은 농가 입장에서 생산량 감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큰 부담이었다"라며 "이에 따라 감소한 수확량과 손실 비용을 정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농가들이 최소한의 소득을 보존받으며 안심하고 친환경 농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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