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역사 넘나드는 장편소설 두 편…괴력의 이야기꾼 강동수
중진 강동수 작가가 장편소설 두 편을 최근 잇따라 내놓았다.
‘처용의 바다’와 ‘백탑의 달’이다.
스토리텔링형 소설의 재미를 농축한 이 장편소설 두 편으로 강동수 소설가는 이야기꾼으로서 괴력을 거듭 발휘했다.‘처용의 바다’는 울산 남구청이 지난해 제정한 제1회 외황강문학상 수상작(상금 1억 원)이다.
울산 남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외황강 역사·문화권’이라는 영역을 따로 만들어 두었다.
그 안에 ‘사람·고래·철새가 함께 꿈꾸던 도시, 매력 넘치는 울산 남구 여행’ ‘천 년 전 처용의 전설이 흐르고, 오늘날 대한민국 산업수도의 동맥이 뛰는 곳,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외황강’ ‘이곳은 단순한 강이 아닙니다’ 같은 문구가 처용무를 추듯 덩실덩실 노닌다.
외황강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졌다.남구와 울주군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외황강의 하구에는 유명한 처용암이 있다.
한민족에게 남겨진 보물 같은 책인 ‘삼국유사’에는 신라 시대 헌강왕 때 처용 설화가 전해진다.
처용 설화는 대범·포용·풍류·화해·벽사진경의 상징이자 한민족의 심성과 세계관이 집약된 존재가 된다.
처용탈을 쓰고 추는 처용무는 조선 시대 궁중무용(정제)으로 올라서 지금까지 내려오며 한민족의 미의식과 미학에서 중요하다.
장편소설 ‘처용의 바다’는 바로 이 처용 이야기이다.이야기 속 처용은 한 사람이 아니다.
처용은 윤회한다.
외황강 하구 개운포에서 시작해 신라 왕족으로서 슬픈 사랑 아픈 운명을 겪고, 임진왜란 때 울산에서 싸우다 비극을 맞이하고, 다시 태어나 장생포 포경선 선원이 되며, 울산과 만주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끝내 남극해로 나아간다.
이 이야기는 철저한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외황강·개운포·처용·장생포를 독자의 가슴에 각인한다.
일제강점기 울산 장생포에 와서 귀신고래를 연구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1884~1960)도 등장한다.‘백탑의 달’은 역사와 허구가 만나는 팩션을 좋아하는 독자, 지식·추리·역사가 한 몸으로 얽힌 긴장감 높은 스토리를 선호하는 독자에게 주저 없이 권할 만한 장편소설이다.
책 제목의 ‘백탑’은 우리 역사에서 유명한 조선 후기 서울 탑골의 바로 그 백탑(白塔)이다.
백탑 근처에 살던, 탁월하고 쟁쟁했던 학자들이 백탑파이다.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
조선을 쇄신하고 새로운 사회를 열려고 몸부림쳤던 이들의 움직임은 역사에서 실제 일어났던, 영조의 사상·학문 탄압인 ‘명기집략’ 사건을 겨눈다.이 작품은 영조와 세손(뒷날 정조), 박제가를 비롯한 북학파 학자, 파란만장 홍국영 등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등장시켜 조선을 일으키기 위한 지식인의 안간힘과 그 운명을 속도감 있게 전개한다.
장편소설을 잇따라 두 권 펴낸 작가의 기세에는 괴력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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