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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호르무즈 '자발적 통행료' 검토…강제 부과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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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유럽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국제기구의 승인을 전제로 한 '자발적 서비스 요금'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제법상 통행권을 침해하는 강제 통행료 부과에는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은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지지를 받는 것을 전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들이 항해 안전과 환경 보호 등을 위한 서비스 비용을 자발적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데이비드 램미 영국 부총리는 강제적인 통행료 부과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영국 정부 내에서는 말라카 해협과 영국 해협 등에서도 특정 항해 지원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국제법에 부합하는 자발적 요금 체계는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됐으며 국제 상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란 내부의 권력 다툼이 기존 합의의 이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임시 휴전 협정은 "끝났다"고 거듭 주장하면서도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협상은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려 한다면 미사일 1000발이 이란을 향해 조준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오만은 말라카 해협의 협력 모델을 호르무즈 해협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란에 설명할 계획이다.

오만은 영국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작성한 제안을 토대로 자국 법률 전문가들을 테헤란에 파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이 "호르무즈 해협과 해상 안전"에 초점을 맞추며 최근 수개월간 오만과 진행해 온 협의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가능한 수역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으며 강제 통행료 부과에는 반대하고 있다. 카타르 역시 국제해양법을 벗어난 방식으로 이란에 해협 통제권을 넘겨주는 것은 역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오만이 제안한 절충안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요구를 충족시킬지는 미지수다.

한 외교관은 가디언에 "혁명수비대 내부에는 미국이 불법 공격을 감행한 만큼 국제해양법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강경론이 있는 반면, 협력을 선호하는 세력도 존재한다"며 "테헤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역시 역내 국가들로부터 통행료가 사실상 의무적인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주영국 이란대사관은 민간 싱크탱크인 에너지정책연구그룹이 마련한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제안은 단순한 통행료가 아니라 항해 안전, 환경 보호, 해양오염 대응, 긴급 구조체계 구축 등을 위한 투명한 서비스 비용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O 이사회에서도 오만은 국제법상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의 통행권은 보장돼야 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의무적인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오만은 해상 안전 강화와 환경 보호, 오염 방지, 충돌·화재 등 해양 사고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자발적 협력 체계에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상은 말라카 해협의 협력 모델을 참고한 것이다. IMO에 따르면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에는 매년 12만 척 이상의 선박이 통과하며, 일본 등의 자발적인 재정 지원을 기반으로 항행 안전과 환경 보호를 위한 협력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한편 런던에서 열린 IMO 회의에서는 일부 걸프 국가와 유럽 국가들이 이란의 선박 공격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을 추진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러시아는 결의안이 위기의 근본 원인을 외면했다고 비판했고, 중국도 IMO의 권한을 넘어서는 일방적인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이 지난 8~8일 이란 남부의 150여 개 목표물을 공격해 드론과 미사일, 소형 보트를 활용한 해상 교란 능력을 약화시키려 한 이후 불거졌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

외교가에서는 최근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과 장기 운영 방식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체결된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에는 이란이 60일 동안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술적·군사적 장애물이 제거될 경우 30일 이내에 상선 운항을 재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이 합의가 선박의 이란 허가 의무나 특정 항로 강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혁명수비대는 합의 이행을 주장하면서도 "외국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관여할 권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란이 모든 선박에 자국 연안인 이란 쪽 북부 항로 이용을 의무화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오만 쪽 남부 항로를 이용하되 이란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려는 것인지가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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