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 원짜리 티켓이 970만 원'… 암표, 신고하면 달라질까?
지난달, K-팝 콘서트 티켓 한 장이 정가 19만 8천 원에서 970만 원에 거래됐다. 약 49배. 그것도 불법 경로가 아닌,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리셀 플랫폼에서 버젓이 일어난 일이다.
"아무리 보고 싶어도 그 돈은 없잖아요." 경희대학교 고황컵(교내 체전) 경기장 앞에서 만난 한 학생의 말이다. 지난 5월 14~15일, 경희대학교 '세계와 시민' 수업 4조는 이틀에 걸쳐 교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200명이 넘는 학생·교수를 대상으로 암표 및 리셀 플랫폼 이용 실태를 직접 설문했다. 피켓을 들고, 스포츠 경기 관중석 앞에 서서 대면으로 물었다.
10명 중 4명 이상이 리셀 플랫폼을 써봤다
"좋아하는 가수 공연인데 티켓이 열리자마자 매진되면 방법이 없잖아요. 리셀 말고 대안이 없는 거잖아요."
설문 결과는 예상보다 선명했다. 응답자 135명 중 리셀 플랫폼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4.4%. 경험은 없으나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18.5%였다. 단순히 "나쁜 줄 알면서도 쓴다"가 아니었다. 많은 응답자들이 정가에 티켓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리셀 플랫폼을 택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많은 응답자들이 암표 거래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문제는 알지만, 대안이 없어서 결국 고가의 암표를 산다는 것이다.
법은 있는데, 왜 암표는 사라지지 않을까
2024년부터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됐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 판매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처벌 수위를 높였다고 했지만,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의심 사례 45만 7759건 중 실제 단속에 성공한 건수는 단 3917건, 약 0.85%에 불과하다. 100건 중 1건도 단속이 안 된다는 뜻이다.
왜일까. 우리 조가 자문을 구한 한 법률 전문가는 현행법의 핵심 문제는 '매크로 사용 여부'를 입증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최신 매크로 프로그램은 마우스 움직임과 클릭 속도를 사람처럼 랜덤하게 조절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일반인의 '광클'과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처벌이 강화될 것이고, 암표 자체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말을 전하며 구조적 한계를 인정했다.
단속이 어렵다는 것을 아는 암표상들은 더 교묘해졌다.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폐쇄적인 채널로 숨어들고, 해외 서버를 경유해 수사망을 피한다. 법은 뒤처지고, 기술은 앞서간다.
일본은 이미 티켓 전매금지법으로 온·오프라인 전 영역에서 암표를 형사·민사 양면으로 처벌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스포츠·음악 티켓의 정가 초과 재판매 자체를 불법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지금의 '매크로 단속'에서 '전매 행위 자체 규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가 왔다.
2026년 8월, 더 강력한 암표근절법 시행
그 한계를 인식한 정부도 움직였다. 2026년 1월 29일,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암표근절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 공연법은 올해 8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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