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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몸을 다짐했는데... 자장면 앞에서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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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3주 차가 되니 바닥으로 꺼질 것 같은 몸도 조금 버틸 만해 졌다. 몸이 좀 나아지니 먹는 것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암이 재발한 후 먹는 것에 불안감이 몰려온다. 설탕, 밀가루, 붉은 고기를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으라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아침마다 야채수프를 먹었다. 몸에 좋다는 야채를 아침마다 씻어 데쳐도 먹고, 기름 두르고 살짝 볶아도 먹고, 푹푹 끓여도 먹었다. 점심엔 현미밥과 귀리밥을 먹었다. 한 숟갈 넘길 때마다 입이 까끌까끌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하얀 쌀밥을 생각하니 절로 침이 돌았다.

저녁엔 과일과 쌈 채소를 먹었다. 쌈 채소를 먹으니 머릿속에서 삼겹살이 지지직 소리를 내며 구워지고 있었다. 지글지글. 고기가 익는 소리가 들렸다. 상추에 싸서 한입 먹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정신을 차리면 다시 쌈 채소였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쌈 채소같이 녹색으로 변한 것 같다.

그때 남편에게 카톡이 왔다. "오늘 저녁 뭐 먹을까?"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답했다. "자장면. 탕수육." 보내고 나서 내가 더 놀랐다. 내 무의식이 먼저 대답해 버린 것이다.

결국 우리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켰다. 탕수육 봉지를 여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갓 튀긴 기름 냄새. 자장 소스의 진득한 향. 그 냄새가 방 안 가득 퍼졌다. 나는 그 냄새를 깊숙이 들이마셨다. 침이 고였다. 괜히 물 한 모금을 마셨다. 그래도 침은 계속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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