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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누군가의 봄을 위한 세월"... 노동가수 박준, 30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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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누군가의 봄을 위한 세월"... 노동가수 박준, 30년의 노래

1909일.

1403일.

숫자는 단순한 날짜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해고된 뒤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시간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에서 버틴 시간이다. 부산 서면시장 한복판에서는 지금도 두 노동자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그 긴 시간 곁을 지키기 위해 오는 22일(수) 오후 7시, 노동가수 박준이 단독 콘서트 '30년 세월... 노동가수 박준의 노래와 투쟁현장에 얽힌 이야기, 누군가의 봄을 위한 세월'을 연다. 투쟁현장에서 노동가수 한 사람의 이름을 내건 단독 공연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번 공연은 노래를 들려주는 자리를 넘어, 끝나지 않은 노동현장의 시간을 함께 견디겠다는 연대의 약속이다.

노동가수 박준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화려한 공연장보다 거리와 공장 앞, 농성장과 집회 현장을 자신의 무대로 삼아왔다. 그의 기타에는 세월호, 노동, 평화, 인권, 연대를 상징하는 수많은 배지와 스티커가 붙어 있다. 그것은 장식이 아니라 함께 울고 웃었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노동하는 사람들

이번 공연에서 박준은 노래만 부르지 않는다. 전국의 노동현장을 돌며 만났던 사람들, 복직을 기다리던 노동자들의 이야기, 끝내 일터로 돌아간 사람들과 끝내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노래와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 공연은 결국 '노동'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시간이 된다.

이번 공연과 함께 공개되는 흑백사진들도 같은 역할을 한다. 노래가 귀로 남는 기억이라면 사진은 눈으로 남는 기억이다. 사진은 투쟁을 선동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한다. 환하게 웃으며 기타를 치는 모습, 굳은 손으로 마이크를 잡는 모습, 기타를 가득 메운 연대의 흔적들은 한 사람의 초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 노동현장의 시간을 담아낸 기록이다. 그래서 박준의 노래와 사진은 서로 닮아 있다. 둘 다 사람을 기억하고, 시간을 기록하며, 결국 잊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

서면시장의 두 노동자는 지금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길어지는 싸움 속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패배보다 잊혀지는 일이라고 한다. 투쟁이 길어질수록 언론도, 시민도, 연대도 조금씩 줄어든다. 그러나 노동현장의 역사는 늘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사람들에 의해 이어져 왔다. 이번 공연은 두 노동자의 안부를 묻는 자리이기도 하다. "잘 버티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은 결국 우리 사회가 노동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박준은 오래전부터 "노래는 세상을 바꾸지 못할지라도 사람은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고 말해 왔다. 그 말처럼 한 곡의 노래가 해고를 끝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긴 겨울 같은 시간을 견디게 하는 힘은 될 수 있다. 현장을 찾아온 사람들의 박수 한 번, 노래 한 소절,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다시 하루를 버틸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노동가수의 공연은 소비되는 문화가 아니라 함께 살아내기 위한 연대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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