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툭 던지는 초등학생들의 일베식 말투... 덜컥 겁이 났다

"야구 응원할 때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그런 말 쓰면 안 된대요."
"맞아, 너희도 야구 배우지?"
한 반에 여덟 명밖에 없는 시골 초등학교지만, 두 명이나 주말 야구를 한다. 그냥 친구끼리 삼삼오오 하는 야구가 아니다. 지역 클럽에 소속되어 단체 점퍼까지 갖춰 입는 나름 제대로 된 야구다. 그러다 보니 야구하는 아이들은 배재고의 '탱크데이, 스타벅스 가야지' 지역 비하 응원 사건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스타벅스에 갈 일도 없고, 커피를 마시지도 않는 나머지 5학년 남자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서 나라가 시끄러웠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아직 사회 수업에서 한국사를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으니(5학년 2학기부터 배운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말 끝에 '노' 붙이고... 일베 모르는 아이들이 왜 이런 말투 쓸까
탱크데이나 '스타벅스 가야지'는 한국사를 좀 알아야 가능한 조롱이다.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내게는 일정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는 조롱보다도 '~했노, ~좋노' 말투가 더 곤란하다. 강원도인 이곳에서도 오래전부터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웃긴 말투로 슬며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밥 빨리 먹었노."
울산이 고향인 내게는 몹시도 어색한 표현이었다. 경상도에서는 이런 식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밥 빨리 묵었네"나 "벌써 다 뭇나?"는 자연스러워도 "밥 빨리 먹었노"는 부자연스러웠다. 덜컥 겁이 났다. 정체불명의 '~했노'는 일베에서 쓰는 표현 아닌가.
"그게 무슨 말이야? 신기한 말투네."
"경상도 사투리잖아요."
"아 그래? 선생님이 듣기에는 조금 어색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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