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은 관리가 아닌 협력… 시민사회 정책 패러다임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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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여야 하고, 민간위탁은 관리가 아니라 협력이어야 한다.'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국가와 시민사회 간 관계와 정책 패러다임이 이같이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민사회는 공공서비스를 수행하지만 여전히 '지원받는 민간'으로 여겨진다. 그 결과 단년도 사업과 획일적인 성과평가, 부족한 간접비와 인건비, 행정 중심의 계약 구조가 반복되며 시민사회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흔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6월 29일 열린 '2026 공익활동가 주간 심포지엄'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국가와 시민사회 관계를 바라보는 정책 패러다임의 문제로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민간위탁과 보조금 제도의 현실을 짚고 국가와 시민사회의 새로운 관계 설정과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민간위탁, 행정 편의가 아닌 공공 파트너십으로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조철민 연구위원은 먼저 의문을 던졌다. 시민사회의 역할은 커졌는데 왜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규제 중심에 머물러 있는가. 그는 이러한 규제 중심의 정책 환경이 민간위탁과 보조금 제도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아시아 비영리 정책환경 평가기관이 "한국의 시민사회는 역동적이지만 시민사회를 규제하는 법령은 아시아에서 가장 복잡하다"고 평가한 사례를 소개하며, 민간위탁 제도 역시 이러한 규제 중심 구조 안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시민 전규해 정책위원(사단법인 온율 변호사)은 이러한 문제를 2024년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법률안'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그는 민간위탁 분야에 일반법을 마련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구조적인 한계도 안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지방자치단체 사무가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복지·문화·시설 등 실제 민간위탁 대부분이 지자체 사무 영역에서 이뤄지는데 정작 일반법은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법안에는 협치형 민간위탁을 구분하는 기준도 없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다양한 민간주체를 지원하고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무는 일반 위탁과 운영 원리가 다른데도 법안에 이를 구분할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전 정책위원은 계약 구조가 위탁기관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수탁기관은 위탁기관이 일방적으로 설계한 표준협약에 도장을 찍을 것인지만 선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계약 전 협의 절차가 없어 형식은 공법상 계약이지만, 실질은 일방적 지시 구조인 셈이다. 종사자 보호 규정도 빠졌다. 2020년 의원 발의안에 있던 고용승계 의무화, 재하도급 금지 조항이 2024년 정부안에서는 모두 삭제됐다.
한국마을연합 마을정책연구소 손우정 소장은 협치형 민간위탁의 운영 방식 자체를 돌아봤다. 중간지원조직이 행정과 민간 사이를 매개하는 역할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행정을 대행하는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왔다고 전했다. 종사자들의 처우와 복지가 공무원 기준에 맞춰지면서 운동성은 약화되고 관료성은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법과 조례가 아무리 수평적 관계를 명시해도, 자치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그 빈틈이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더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 여의샛강생태공원을 운영한 경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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