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가 길가에 등장하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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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의 삶은 역동적이다. 늘 살아서 움직이는 각각의 삶이 있어서다. 산새들은 집을 지어 새끼를 부화하고, 고라니는 새벽부터 님을 찾는다. 소쩍새가 울어주는 골짜기엔 여름꽃이 지천이다.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금계국과 개망초가 산을 점령했고, 오늘도 이웃집 닭은 세상 시끄럽게 울어댄다. 인간과 동물 그리고 식물이 공존하는 골짜기 풍경은 늘 살아서 움직인다.
여름 골짜기 풍경은 푸름의 세상이다. 검푸름이 가득한 골짜기에 배추가 길러지고, 고추가 한 자락을 차지했다. 푸른 옥수수가 바람에 일렁이며 여름을 재촉한다. 배추가 잎사귀를 키우는 사이, 옥수수가 제 세상을 만났다. 널따란 잎을 자랑하며 여름을 불러낸 것이다. 검은 수술이 영글어 가는 계절임을 알려주고, 붉게 익어가는 고추밭이 아름답다.
허리 굽은 할아버지 부부가 고추밭을 서성인다. 초봄부터 찾았던 고추밭, 고라니 침입을 막아야 했고, 가뭄에 애가 타던 고추밭이다. 아침, 저녁으로 돌본 덕에 풋풋한 풋고추가 영글어간다. 울긋불긋한 고추가 성스런 가을을 기약하고, 자귀나무가 분홍빛으로 계절을 노래한다. 능소화가 주황빛 꽃으로 화답하고, 갖가지 여름 꽃으로 가득한 골짜기는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변화하는 삶만이 세월을 버텨낼 수 있어서다.
변하는 세월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골짜기, 시골의 삶도 변하고 있다. 살아가는 방식과 삶을 누리는 풍경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작물을 재배하여 단순히 판매만 하던 시대는 지났고, 농산물을 가공하여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농법으로 변하고 있다. 골짜기를 수놓았던 여름 옥수수가 앞장을 섰다. 이른 봄부터 길러낸 옥수수가 길가로 나선 것이다. 중간 상인들이 점령했던 옥수수를 농부가 직접 소비자와 거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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