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손자와 함께 본 '토이스토리5', 머릿속 맴돈 질문
기술의 진보가 아이들의 손안에 스며든 시대, 영화 <토이 스토리 5>는 장난감의 운명을 넘어서 우리 모두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본 뒤 극장을 나서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손자 로리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로리에게 물었다.
"유치원을 마치고 집에 오면 누가 기다려?"
아이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장난감!"이라고 답했다. 친구들은 유치원에서 만나고, 집에서는 장난감들과 재미있게 놀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동안 손자에게 읽어준 책은 어느덧 천 권이 넘는다. 얼마 전 함께 읽은 <토이 스토리 2>에서 로리는 장난감들이 주인에게 잊힐까 봐 두려워하는 장면을 유난히 좋아했다.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달라고 했고, 책을 덮으면 곁에 있던 토끼 인형을 품에 안았다. 아이에게 장난감은 단순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온기를 나누는 첫 번째 관계였다.
며칠 전, 가족과 함께 <토이 스토리 5>를 본 후 우리 가족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로리와 함께 본 첫 가족 영화였다. 영화 속 보니는 장난감을 가지고 역할놀이를 즐기지만, 또래와 어울리기 위해 결국 '릴리패드'라는 스마트 기기를 갖게 된다. 그 순간 장난감들은 조금씩 보니의 일상에서 밀려난다.
우리는 로리에게 물어 보았다.
"로리도 릴리패드 처럼 신기한 물건 갖고 싶어?"
아이는 천진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장난감이 더 좋아요."
이 말을 듣는 순간 한번 더 생각했다. 기술이 삶의 방식을 바꾸는 시대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더 쥐어 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끝까지 남겨 주어야 하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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