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분에 담긴 뇌성마비 무용수 소영의 도전

소영은 무용수다. 공연을 목표로 연습장에서 매일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이 여느 무용수와 다를 것 없다. 간단한 동작부터 섬세하고 민감한 것까지 가다듬어 무대에서 후회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것이 소영의 목표다. 영화 <소영의 노력>은 공연을 향한, 그리고 공연 이후에도 계속되는 소영의 삶을 다룬다. 그 삶을 지탱하는 많은 부분이 노력이라고 보았던 것일까. 영화는 주인공 '소영'의 이름 뒤에 '노력'을 특별히 빼어 제목으로 달았다.
이달 개봉을 앞둔 <소영의 노력>은 오재형 감독의 72분짜리 장편 다큐멘터리다. 씨네만세서도 몇차례 다루었던 오재형 감독이다. 어머니와 떠난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에서 뚝딱 찍어 만든 단편 <모스크바 닭도리탕>부터, 2023년 정식 개봉에 이른 <피아노 프리즘>까지 카메라를 매개로 세상과 통하는 방식이 심히 독특했다.
누군가는 그를 개성 있다 말할 테고 또 누구는 닿지 않는 표현을 거듭한다 하겠으나, 그들 모두가 오재형과 같은 색채의 감독이 한국 다큐멘터리계에 흔치 않다는 사실엔 동의할 테다. 다양성이 곧 자산이라면 그를 한국 영화계, 적어도 독립 다큐멘터리계의 자산이라 말해도 무리한 표현은 아니지 않을까.
뇌성마비 장애인은 무용수가 될 수 있을까
<소영의 노력>의 주인공은 30대 후반의 무용수 김소영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건 소영의 장애다. 소영은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뇌성마비를 가진 다른 이들이 그렇듯 뇌손상으로 인해 신체운동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 똑바로 걷는 것도, 팔다리를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데도 불편이 따르는 그녀가 어떻게 무용을 한다는 걸까. 72분에 걸친 러닝타임이 그에 대한 답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영화는 주로 연습실에서 소영과 역시 장애를 가진 다른 배우가 연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을 지도하는 건 무용선생님 정희정씨다. 인내심을 갖고 칭찬하며 무용수들을 이끌어가는 희정의 수고와 그에 응답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이들의 노력이 영화 내내 지속된다. 공연엔 피아노 연주가 더해지는 듯, 영화의 감독이기도 한 오재형 또한 연습 과정을 함께한다. 전작 <피아노 프리즘>에서 꾸준히 피아노를 단련하는 모습을 보여준 감독이 이들과 합을 맞춰 멜로디로 공간을 채운다.
전작들에서도 감독 자신의 모습을 전면에 노출하는 데 적극적이던 오재형의 연출이 이번에도 이어진다. 소영과 정희 다음으로 얼굴이 많이 보이는 그의 존재는 <소영의 노력>의 또 하나 특색이라 할 만하다. 감독은 이들과 같은 공연을 준비하는 식구로써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연습실에 카메라를 두고, 때로는 직접 카메라를 들고서 제 동료들의 얼굴을 담아낸다. 그로써 작품은 그저 무용이 나아지는 과정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나누는 이들의 관계가 또한 영화에 담긴다.
"칭찬하지 마세요, 으스댈까 두려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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