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과 시심으로 물든 노산공원... 제27회 박재삼문학제 열려

한국 서정시의 거장 고(故) 박재삼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제27회 박재삼문학제가 19일과 20일 이틀간 노산공원 박재삼문학관 일원에서 열렸다.
박재삼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용)가 주최·주관하고 경상남도와 사천시가 후원한 이번 문학제는 시상식과 박재삼 문학 강연(강사 김이듬 시인), 시 백일장, 시 엽서공모전, 청소년문학상, 지역 예술인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올해 제13회 박재삼문학상은 길상호 시인의 시집 <오고가고 수목금>에 돌아갔다. 충남 논산 출생인 길상호 시인은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왔다갔다 두 개의 방>, 산문집 <거울 속에 사는 사람> 등을 펴냈다. 천상병시상, 김종삼문학상, 김종철문학상을 받으며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이다.
본심 심사위원장인 문정희 시인은 "박재삼 시인의 시 정신과 전통 기법을 가장 잘 계승한 작품"이라며 "서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정직한 언어로 현실의 상처를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시 정신이 돋보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으로 함께한 홍용희 평론가는 "과장되지 않은 언어로 일상의 미세한 결들을 포착하며, 사소한 것들 속에 깃든 연민과 애잔함을 투명하게 길어 올린다"고 길상호 시인의 시 세계를 평가했다. 이어 "박재삼 시 세계의 결곡한 미적 감성을 만나는 오늘의 언어라는 점에서 <오고가고 수목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수상자인 길상호 시인은 "문학상 수상자 선정 전화를 받고 나서 〈울음이 타는 저녁 강〉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며 "저도 그저 제가 쓸 수 있는 글을 쓰면서 가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모이신 모든 분의 얼굴에 오늘은 웃음이 타는 강이 출렁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틀의 문학제 일정 끝에 올해 박재삼문학제 부문별 수상자도 가려졌다. 청소년문학상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사천여고 3학년 이윤경 학생, 시 엽서공모전 대상(사천시장상)은 정순옥씨에게 돌아갔다. 시 백일장에서는 일반부 장원 정지희씨, 고등부 장원 김진(의왕고 3학년) 학생, 중학생부 장원 서한별(삼천포여자중학교 3학년) 학생, 초등부 장원 정효주(동성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각각 영예를 안았다. 시 백일장 본심은 박종현 시인이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청소년문학상 본심은 김이듬 시인이 심사를 맡았다.
박재삼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이윤경 학생은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꾸준히 공모전에 도전하고 싶다. 좋은 시인이 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올해 행사를 주관한 이재용 위원장은 "전국에서 모인 문학인과 청소년들이 박재삼 시인의 섬세하고 절제된 언어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뜻깊은 축제였다"며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속에 문학의 향기가 오래도록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천시는 이번 문학제를 통해 박재삼 시인의 문학정신을 계승하는 한편,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기반을 다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축제로 키워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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