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보 성향
이 가사조사관이 스스로를 '조사'한 방법
오마이뉴스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꺼냈구나, 싶을 때가 있다. 침묵의 공간이 어색해 선택 과정 없이 대화할 때가 그렇다. 끊긴 대화를 메우기 급급한 나머지 아무 말이나 내뱉고 돌아설 땐 나를 갉아먹은 꼴인 듯해 후회되곤 한다.
그런 경험 탓일까? 모임에 가면 주로 들으려는 편이다. 그런데 듣는 사람의 자리도 만만치 않다. 고민과 불안, 억울한 사정을 들은 뒤엔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할지 몰라 듣는 사람으로서 난처한 순간도 적지 않다. 섣부른 위로보다는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며 가만히 들어주는 게 낫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내가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들 때면 답답하기만 하다.
일상을 이어가는 말하기와 듣기도 조심스러운데 그런 일이 직업인 사람이 있다. 소설 <마침내, 안녕>(2025년 5월 출간)의 등장인물로 법원에서 가사조사관으로 근무하는 '도연'이 그녀다. 가사조사관은 이혼, 양육권, 재산 분할과 위자료 같은 가사 사건에 엮인 당사자들을 만난다. 그들로부터 내밀한 상황을 듣고 보고서를 작성한 후 법원에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자다.
이면의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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