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조롱', '5.18 혐오' 대열에 끼지 않은 아이들의 특징

현대사 교육의 부실 탓이었을까. 이는 최근 사과와 용서로 일단락된 배재고 야구단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스타벅스'와 '탱크데이'는 기업의 홍보 마케팅에서 비롯된 거지만, 해당 기업의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사회적 파문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여전히 '놀잇감'으로 소비한 현실은 현대사에 대한 무지를 방증한다는 거다.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자를 조롱하고, 역사적 사실을 버젓이 왜곡하고 폄훼하며 낄낄대는 건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는 명백한 범죄다."
이번 사달에 대한 기성세대 대다수의 의견이자,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이다. 일부 극우 정치인들과 보수 언론이 "5.18이 성역화되었다"며 갈등을 부추기지만,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강퍅한 주장일 뿐이다. 애초 '성역화'라는 말을 끌어다 쓴 것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비열한 작태다.
굳이 5.18을 '성역'이라고 표현한다면, 그것은 역사적, 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건이므로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폄훼해서는 안 된다는 비유일 테다. 여야 정치인 모두가 5.18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고 합의한 것도 그래서다. 아직도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희생자가 70여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성역'이라는 낙인은 가당찮다.
5.18과 노무현은 조롱과 혐오 표현의 '화수분'
믿기 힘들 테지만, 요즘 아이들은 5.18에 대해서 잘 모른다. 당시 학살이 자행된 광주 지역만 벗어나도 5.18과 5.16 군사 정변의 날짜를 헷갈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태 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서야 12.12 군사 반란과 5.18의 관련성을 비로소 알게 됐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아이인데도 그랬다.
조롱과 혐오 표현이 놀이로 고착화한 현실의 '시조'격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뇌물 받은 게 들통나서 부엉이바위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게 사실상 전부다. 말투가 거칠고 행동이 특이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라면, '말발이 좋다'거나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정치인이라는 것 정도다.
알다시피, 5.18과 노무현은 조롱과 혐오 표현의 '화수분'이다. 마치 신종 바이러스처럼 창궐했다 소멸하는 일베의 신조어들도 대부분 그 두 가지와 연관되어 있다. 5.18이 유신 정권의 갑작스러운 몰락으로 터져 나온 온 국민의 민주주의 열망을 전두환의 신군부가 무참히 짓밟은 사건이라고 답하는 건 시험 때뿐이다. 또, 노무현이 지역주의 타파와 참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평생을 독재정권과 맞서 싸운 정치인이라는 걸 아는 아이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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