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낡은 편견과 선입견을 슬며시 내려놓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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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클릭했는데 꽤 괜찮은 영화를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지나가다 신호등에 걸려 잠시 멈추어 선 차창 너머로 눈부신 꽃무리를 보게 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된다. 공광규 시인이 〈정지〉에서 말한 '잠시 멈추어 선 자리에서 비로소 보이는 소중한 것들'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화사한 온기가 마음에 차오르는 그런 기분 말이다.
출장이 생겨 한 달 만에 집에 들렀다 하룻밤을 머무르게 됐는데, 마침 오전 시간이 조금 여유로워 넷플릭스를 켰다. 첫 화면에 뜬 영화는 바로 육상효 감독의 〈나의 특별한 형제〉(2019). 배우 신하균과 이광수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세상을 향해 날리는 짜증을 연기하는 데 신하균을 따를 배우는 없는 듯하다. 지적 장애 역을 맡은 이광수 역시 특유의 손짓과 어수룩하면서도 맑은 표정 연기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뽐낸다. 그야말로 찰떡 배역이다. 두 배우의 호연은 시작부터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완벽하게 몰입하게 만든다.
'최선의 돌봄'이라는 이름의 편견, 그리고 주체성을 잃은 동구
영화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 분)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분)의 어울림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장애 남성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깊은 감동을 준다. 오른손으로는 자기 입에 치킨을 넣고, 왼손으로는 형의 입에 치킨을 물리는 동구, 도장이 무엇인지 모르는 동구에게 그 특징을 자세하고 천천히 하나하나 알려주는 세하의 모습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20년이 넘는 세월을 '한 몸'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이들의 보금자리였던 '책임의 집' 원장 신부님이 돌아가시면서 두 형제는 세상의 냉혹한 시선과 마주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헤어졌던 동구의 친모가 나타나 동구를 데려가면서 갈등은 극에 달한다.
친모의 집으로 간 동구의 삶을 비추는 장면은 이 영화가 가진 가장 날카로운 질문 중 하나다. 세하가 더러운 것을 싫어하기에 평소 정리정돈과 설거지에 일가견을 보였던 동구였다. 그런 동구가 바쁜 식당에서 엄마를 도우려 그릇을 씻어 쌓다가 그만 넘어뜨리고 만다. 그러자 엄마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한다. 비장애인의 시선, 혹은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는 그것이 최선의 돌봄이자 사랑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관객의 마음은 한없이 불편해진다. 형과 동생이 함께 살 때는 자기 입에 하나, 형 입에 하나 두 개의 칫솔로 다정하게 양치를 하던 동구였고, 라면을 정성껏 식혀 형의 입에 넣어주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던 동구였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의 기준에서 '보호'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배려가, 때로는 장애인의 주체성과 일상을 빼앗는 또 다른 형태의 선입견이 될 수 있음을 영화는 아프게 꼬집는다.
법정에서 '장애인끼리 사는 것'과 '비장애인 가족과 사는 것' 중 어느 쪽이 바람직하냐 묻는 변호사의 질문에 세하는 담담하지만 강하게 쏘아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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