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외치던 시민 프락치로 몰기도... 올공에서 무슨 일이?
AI 통합 요약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서울 송파구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개표 지연이 발생했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개표소를 점거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4일 이상 지속하고 있다. 초기 2030 세대 중심의 참정권 침해 항의였으나, 일부 극우세력이 합류하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이 섞이자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투표용지 수요 예측 실패·현장 관리 부실로 선관위의 책임을 강하게 지으며, 시민들의 정당한 참정권 침해 항의를 옹호하면서도 일부 극우세력의 개입과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을 비판한다.
중도 성향: 투표용지 부족은 명백한 절차적 공정성 침해이며 2030 시민들의 민주주의적 분노는 당연하다고 보면서, 극우세력의 합류로 인한 운동 왜곡을 우려하고 정치적 중립성 유지를 강조한다.
보수 성향: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인정하되, 개표소 점거·신원 강요·취재진 폭행 등 시위 과정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함께 강조하며 사실 중심의 보도를 전개한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주권자인 국민의 참정권을 심각하게 훼손한 명백한 부실 행정이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개표소가 있는 올림픽공원에 모여 선관위의 책임을 묻고 '재선거'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불과 며칠 만에 조직화된 극우 세력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히고 말았다.
기자는 지난 6일 오후 올림픽공원 현장을 직접 찾아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했고, 이후에는 여러 곳의 현장 중계 유튜브 방송을 보며 집회의 변질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불과 며칠 새 광장의 주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씁쓸한 전개 과정을 되짚어본다.
"우리를 시위대로 부르지 마라"... 극단적일 정도로 탈정치적이었던 집회
집회 초기였던 지난 5일, 올림픽공원 현장의 풍경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선관위의 행정 실태에 정당하게 항의하며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일반 시민들과 이전부터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신봉해 오던 극우 세력이 한 공간에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도권은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과 이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에게 넘어갔다.
지난 6일 오후 올림픽공원을 방문해 집회를 살펴본 결과, 이 집회의 가장 큰 특징은 '극단적일 정도의 탈정치'였다. 참가자들은 집회의 목적이 특정 정치세력에 이용당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구호는 오직 '재선거' 하나로 통일했다. 한국의 우파 집회에서 흔히 등장하던 성조기의 반입을 엄격히 불허하고 오직 태극기만 허용하는 원칙을 세운 것도, 외부에 극우 집회로 낙인찍히는 것을 막기 위한 치열한 자정 노력의 일환이었다.
정치권을 향한 이들의 거부감은 행동으로도 증명됐다. 현장을 찾은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잡고 "청와대로 가자"며 시위대의 행진을 유도했고, 일각에서는 이에 동조했다. 그러자 집회 현장 곳곳에는 "청와대행은 우리의 시위를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에 복무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단호히 반대하는 대자보와 선전물이 나붙었다. 전한길씨가 단상에 올라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려 할 때도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발언을 가로막았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깊은 불신 속에서 이들은 "우리를 시위대가 아닌 시민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진영의 렌즈를 벗고, 국가 기관의 행정 실패에 항의하는 주권자로서의 본질만 봐달라는 절규였다. 시위대라는 중립적 단어조차 거부한 이들의 태도는 역설적으로 이들이 얼마나 탈정치적인 관점에서 사태를 해결하려 했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방증이었다.
'순수성'의 역설, 구심점 없는 광장의 한계
하지만 정치색을 완전히 배제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선의에만 기대어 집회를 꾸려나가려 했던 이 '순수성'은 뼈아픈 한계이자 치명적인 약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군중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에는 다수의 목소리를 하나로 응집시키고 질서를 유지할 '조직'과 '통제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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