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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친생모가 남긴 편지… 그냥 둘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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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친생모가 남긴 편지… 그냥 둘 수 없었다

아이를 입양했다. 아이가 집에 오던 날 정우미(38)씨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아이의 생모가 아이에게 남긴 이 편지를 곧바로 펼치지 못했다.

"막 이렇게 책장 넘기듯 쉽게 열지 못했어요."

아이는 옆에서 울고 있었다. 편지를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 시간이 됐을 때도 한참을 망설이다 펼쳤다. 내용보다 먼저 읽힌 것은 분위기였다.

"정신없는 와중에 애써서 눌러 담은 마음이 느껴졌어요."

편지에는 죄책감과 미안함과 자기 비하의 문장이 반복됐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아이에게 굉장히 미안해하고 자기의 자격을 따지는 글이었어요."

정씨는 이 편지가 생모가 남긴 유일한 물건이라고 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엿볼 수 있는 작은 창고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정씨는 이 편지를 소재로 사운드 작업을 했다.

그녀는 평소 아이의 목소리를 자주 녹음해 둔다고 했다. 아이가 자라도 아기 목소리는 남기 때문이다. 그 녹음 중 옹알이 소리와 울음소리 거기에 '사랑해'라는 말소리를 이어 붙여 편지를 읽는 것 같은 소리를 구성했다.

결과물은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됐다. 남편조차 알아듣지 못했다고 정씨는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결과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편지 속 자책과 미안함이 담긴 부분은 지직거리는 잡음으로만 남았고 사랑한다는 말만 또렷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이 소리가 엄마의 더 가벼워진 삶, 자유로운 삶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어요."

정씨는 이 작업이 자신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전제와 닿아 있다고 했다. 생모가 그날의 선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그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이전 작업에서도 다뤘다. 베이비박스와 입양기관 앞길 위에 시아노타입(cyanotype, 청색 인화)으로 인화한 이미지를 놓고 입을 맞춰 물로 헹구듯 씻어내는 퍼포먼스였다. 그녀는 이 행위를 친생모에게 보내는 노크라고 불렀다.

"얼굴을 드러내도 괜찮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작업의 대전제예요. 아무리 두드려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지만요."

아이에게 자신감 줄 수 있는 입양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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