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꺼낸 유동규...재판장은 "사실과 추측 구별하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마키아벨리'를 꺼내 들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재판장)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및 성남FC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당시에는 모를 수 있다. 이재명 명령이면 다 들어야 하니"라며 "다시 보니 이건 마키아벨리 방식(권력 유지나 목표 성취를 최우선으로 삼는 성향 의미)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15일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통치 방식을 설명하며 '마키아벨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큰 화제가 됐다. 공교롭게도 비슷 표현이 법정에 유 전 본부장 입을 통해 등장한 것.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건 이후 당시 이재명 시장의 지시 구조를 되짚어 보면서 이를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언 과정에서 당시 직접 경험한 사실과 사건 이후 형성된 판단이 뒤섞이자 이진관 재판장은 "있었던 일과 증인의 생각을 구별하라"고 지적했다. 10년도 훨씬 지난 사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이 너무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에 대한 재판장의 의문이었다.
유동규, '마키아벨리' 왜 꺼냈나?
'마키아벨리' 발언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사회 의결안에서 대장동 사업협약안이 제외된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진상 전 실장 측 변호인 정승일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재판에서는 '추측'이라고 했다가 이번 재판에서는 '사실'이라고 말한 점을 추궁했다.
- 정승일 변호사 : "22부(대장동 사건 1심 재판부)에서는 추측이라고 하고, 이 사건에서는 왜 사실이라고 바꿨느냐"
- 유동규 전 본부장 : "이사회 의결안은 그대로 성남시에 보고하게 돼 있다. 성남시 의결안 보고하는 건데 굳이 이재명이 빼라고 했다는 거다. 그 당시 이재명이 빼라고 한 걸 들었다. 이재명이 빼라고 한 게 아니면 뺄 수가 없다."
이에 정 변호사는 "그 내용을 이후에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나중에 재판을 하면서" 이유를 알게 됐다는 취지로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에는 모를 수 있다. 이재명 명령이면 다 들어야 하니. 다시 보니 이건 마키아벨리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은 유 전 본부장이 사건 이후 과거의 이재명 시장의 지시 구조를 마키아벨리적 방식이라고 해석했다는 의미다.
"직접 우려된다고 말한 것과 증인이 생각한 것은 다르다"
경험한 사실과 사후 해석이 뒤섞이는 모습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시 1공단 결합·분리개발을 둘러싼 신문에서도 나타났다.
유 전 본부장은 항소심 패소 뒤 성남시 내부에서 사업 지연과 정치적 부담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재판장은 이재명 당시 시장이 실제로 한 말과 주변 사정을 토대로 추론한 내용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은 "구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말한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이재명 당시 시장이 직접 "우려된다"고 말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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