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개국서 쓰는데 한국선 암거래…'먹는 임신중지약' 언제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허용 방안 검토를 지시한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이 전 세계 101개국에서 이미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도 87%가 사용 허용 중이다.
19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은 전 세계 101개국에서 허용되고 있다.
1988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1991년 영국, 1992년 스웨덴에서 허용됐고, 1999년에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스페인, 스위스 등 15개국에 도입됐다. 미국은 2000년, 호주는 2012년, 캐나다는 2015년, 일본은 2023년 임신중지 약물 사용을 승인했다.
특히 미 식품의약국(FDA)은 임신중지 약물을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하거나 우편으로 배송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 내 낙태 반대단체들이 임신중지 약물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달라며 소송을 내기도 했지만 2024년 6월 미 연방대법원이 만장일치 기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38개 회원국 중 33개국에서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 폴란드, 튀르키예, 슬로바키아, 코스타리카 등 5개국에서만 해당 약물 사용이 불법이다.
'미프진'이라는 제품명으로 유명한 임신중지 약물은 임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 성분과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미소프로스톨' 성분으로 구성된다.
두 성분은 모두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올랐다. WHO는 세계적으로 임신중지의 45%가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와 질병 감염을 임신중지 약물 사용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HO는 "임신중지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모성사망률을 낮추고 임부와 여아의 존엄성을 보호해준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도 판권을 보유한 현대약품이 2021년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등 임신중지 약품 도입을 시도했지만,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품목허가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입법 시한인 2020년 말까지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6년째 법적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5일 논평에서 "식약처는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아 판매 허가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현행법상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여러 번 받은 것을 숨기고 도입을 미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이더라도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재량권을 주자는 취지로 발언한 만큼, 조만간 관련 부처 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지난 15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말씀한 내용에 따라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논의가 더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우리 부도 적극 협조하며 일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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