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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25% 폭락한 날 엔비디아 4%↑…기술주 희비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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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 경쟁에 나선 기업들이 한정된 정보기술(IT) 예산을 메모리·저장장치와 대형 AI 서버 구축에 우선 투입하면서 기술주의 희비가 갈렸다. 예비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IBM 주가는 하루 25.2% 폭락해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 세운 종전 하루 낙폭 기록을 넘어섰다.

미국 마켓워치는 14일(현지시간) IBM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기업의 IT 투자금이 AI 서버·메모리 등 하드웨어 분야로 쏠리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보도했다.

IBM은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다. 소프트웨어·컨설팅과 함께 IBM Z 메인프레임, 기업용 서버를 판매하는 종합 IT 기업이다. 다만 이번에 기업의 지출이 몰린 곳은 IBM의 주력인 메인프레임·기업용 서버보다 대형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저장장치·서버 부품이었다.

AI가 인터넷을 통해 업무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업체의 기존 사업모델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도 AI 서버와 반도체 등 하드웨어 업체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

IBM 주가는 이날 25.2% 떨어졌다.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종전 기록은 블랙먼데이였던 1987년 10월19일 IBM 주가가 기록한 23.7%였다.

IBM의 2분기 예비 매출은 172억달러(약 24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78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도 2.93달러로 예상치 3.01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공급망 차질을 예상했지만, 고객들이 분기 자본지출에서 서버·저장장치·메모리 반도체에 배정한 비중을 과소평가했다고 밝혔다.

AI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부족해지고 가격까지 오르자 기업들은 관련 장비와 부품을 서둘러 확보했다. 하드웨어 지출이 늘면서 서버 등과 함께 도입하는 소프트웨어에 돌아갈 예산은 줄었다.

크리슈나는 2분기 출시한 z17 메인프레임과 관련 소프트웨어의 성과도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밝혔다. IBM은 인프라 매출이 한 자릿수 초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감소폭은 더 컸다. 루크 양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IBM 메인프레임이 대형 클라우드 업체가 사용하는 서버와 제품 종류뿐 아니라 처리하는 작업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한정된 IT 예산이 하드웨어에 집중되면서 다른 기술 분야의 지출을 밀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임스 프리드먼 서스퀘하나 애널리스트도 “대기업의 기술 예산은 한정돼 있다”며 기업들이 서버와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이를 우선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M의 실적 발표 이후 소프트웨어주도 동반 하락했다. 서비스나우는 5.8%, 워크데이는 3.5%, SAP는 3.2%, 세일즈포스는 2.1%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IBM의 부진이 다음 주 실적을 발표하는 SAP와 서비스나우에서도 되풀이될지 주목하고 있다.

반면 메모리와 저장장치 업체 주가는 전날 급락에서 반등했다. 샌디스크는 5%,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4.9%, 씨게이트테크놀로지는 2.1%, 웨스턴디지털은 1.4% 올랐다.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였다. 인텔은 4.7%, 엔비디아는 4.1%, AMD는 2.6%, 마벨테크놀로지는 2.3%, 브로드컴은 1.3% 상승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올들어 78.8% 급등한 반면 미국 주요 소프트웨어주를 담은 아이셰어즈 ETF(IGV)는 11.4% 하락했다. 기업의 IT 예산과 투자자금이 AI 인프라로 쏠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격차라고 마켓워치는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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