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떡이는 가축들, 쉴 새 없는 환풍기…농가 폭염과 '사투'
"안개 분무시설을 틀지 않으면 소들의 활동량이 줄고 사료도 많이 남깁니다. 폭염에는 잠시도 축사 관리를 놓을 수 없어요."
28일 오후 4시쯤 전남광주 나주시 반남면의 한 축산농가에서는 대형 환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안개 분무시설이 축사 안으로 미세한 물방울을 뿜어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소들의 고온 스트레스와 사료 섭취 감소를 막기 위해 농장주가 냉방시설을 온종일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축사 3개 동에서 한우 약 300마리를 키우는 후계농 이성훈(29)씨는 매일 물통을 청소해 깨끗한 음수를 공급하고 기온이 오르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선풍기와 안개 분무시설을 함께 가동하고 있다.
안개 분무시설은 1시간에 한 차례씩 하루 7번가량 작동하면서 시설을 가동하면 축사 내부 온도가 5~7도 정도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여름철에는 환풍기도 사실상 24시간 가동하고 한꺼번에 주던 사료를 두세 차례로 나눠 공급하면서 소들이 먹는 양이 줄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씨는 "안개 분무시설을 가동하지 않으면 소들이 서 있는 시간이 늘고 활동량도 줄면서 사료를 많이 남긴다"며 "분무를 시작하면 체감온도가 낮아져 사료 섭취량도 다시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송아지는 햇볕이 드는 자리에 계속 누워 있다가 열사병에 걸리면 체온이 40도까지 올라 폐사할 수 있다"며 "비육우도 더위를 먹고 사료를 끊으면 체중이 줄어 농가 수익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폭염은 소의 번식에도 영향을 미쳐 여름철에는 수정란이 제대로 착상하지 못하면서 수태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농가측의 설명이다.
이씨는 "냉방과 방역, 악취 저감 효과까지 있는 안개 분무시설이 더 많은 축산농가에 보급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 124개 농가서 닭·오리·돼지 3만 마리 폐사전남 124개 농가서 닭·오리·돼지 3만 마리 폐사이날 오후 6시 기준 전남광주특별시의 폭염 대처 상황보고에 따르면 광주 5개 자치구와 나주를 비롯한 전남 16개 시·군에는 폭염경보, 목포·구례·화순·함평·영광·진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광양에 내려졌던 폭염 중대경보는 이날 오후 4시 해제됐지만 광양의 최고 체감온도는 37.8도까지 치솟았고 보성 36.8도, 고흥 36.2도, 순천 36.1도, 강진 35.9도를 기록했다.
전남광주 전 지역에는 열대야주의보도 내려져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축 피해가 빠르게 늘어 이날 기준 전남 124개 농가에서 닭 2만2088마리, 오리 5056마리, 돼지 2856마리 등 모두 3만 마리가 폐사했다.
가축 폐사에 따른 피해액은 3억900만 원으로 집계됐고 5개 어가에서도 넙치 7만5천마리가 피해를 보아 6억1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이날 전남에서 온열질환자 18명이 발생했고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27일까지 광주·전남의 누적 온열질환자는 133명으로 집계됐다.
전남광주특별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폭염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따라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전남과 광주에서 모두 387명을 비상근무에 투입했다.
전남광주특별시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과 가축·수산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축산농가는 축사 환기와 충분한 음수 공급을 통해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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