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산재사망 253명…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최저'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올해 상반기 산업현장에서 숨진 노동자가 253명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상반기 기준 최저 규모다.
다만 안전공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형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른 제조업에서는 사망자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37.3%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상반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는 산재 사망사고를 집계한 통계로, 모든 산재 사망사고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 통계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올해 2분기까지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253명, 사고 건수는 23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7명, 278건과 비교하면 사망자는 34명(11.8%), 사고 건수는 46건(16.5%) 감소했다.
상반기 사고사망자는 2022년 320명에서 2023년 289명, 2024년 296명, 지난해 287명을 기록한 뒤 올해 253명으로 줄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전년 대비 감소 인원도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1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조업 92명, 기타업종 56명 순이었다.
건설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138명에서 105명으로 33명(2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현장의 사망자가 54명에서 31명으로 23명(42.6%) 줄었고, 50억원 미만 현장에서도 84명에서 74명으로 10명(11.9%) 감소했다.
노동부는 정부의 중대재해 근절 의지가 현장에 확산한 것과 함께 고위험 사업장 9만9000여곳을 대상으로 점검·감독을 확대하고, 지방정부·관계부처·민간기관과 협업해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기술·재정 지원을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민재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건설현장 수가 지난해 상반기 약 90만개에서 올해 상반기 103만개로 13만개 정도 늘었다"며 "건설현장 수와 사고사망자 수가 정비례하는 게 아니라 현장 노사가 얼마나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제조업 사고사망자는 지난해 67명(66건)에서 올해 92명(75건)으로 25명(37.3%) 증가했다. 특히 50인 이상 제조업 사업장 사망자는 28명에서 57명으로 29명(103.6%) 늘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3월 안전공업 화재와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등 다수 사망자가 발생한 대형 사고 영향이다.
기타업종 사망자는 지난해 82명에서 올해 56명으로 26명(31.7%) 감소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사망자는 26명에서 13명으로 절반 줄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0인(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는 146명이 숨져 지난해보다 30명(17.0%) 감소했다. 50인(50억원 이상) 사업장 사망자도 111명에서 107명으로 4명(3.6%) 줄었다.
특히 5인(5억원) 미만 초소규모 사업장 사망자는 지난해 88명에서 올해 67명으로 21명(23.9%) 감소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떨어짐 사고 사망자가 84명으로 전체의 33.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9명과 비교하면 45명(34.9%) 감소해 유형별 사고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깔림·뒤집힘(34명), 화재·폭발(32명), 부딪힘(27명), 물체에 맞음(25명), 끼임(22명) 순이었다.
물체에 맞음 사고 사망자는 전년보다 14명(35.9%), 끼임은 5명(18.5%) 줄었다. 반면 화재·폭발 사망자는 대형 사고 영향으로 16명에서 32명으로 두 배가 됐고, 깔림·뒤집힘도 18명에서 34명으로 16명(88.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28명, 경남·대전 각 22명, 서울·전남 각 21명, 충남 17명, 인천 15명 등 순이었다.
전체 사망자 253명 중 31명(12.3%)은 외국인이었다. 지난해보다 7명(18.4%) 줄었지만, 제조업에서는 12명에서 16명으로 4명(33.3%) 증가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산재사망 감소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1000명 규모의 '안전한 일터 지킴이'를 활용해 떨어짐 위험 요인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사고가 반복되는 지붕공사와 달비계 작업을 별도로 관리할 예정이다.
제조업에서는 화재가 반복해서 발생한 사업장과 군용화약류 취급 사업장을 집중 점검한다. 군용화약류 취급 사업장 42곳에 대해서는 방위사업청·소방청 등과 전수조사를 진행한 뒤 감독에 나설 예정이다.
여름철에 빈발하는 밀폐공간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200개 사업장을 집중 감독하고, 끼임 사고를 막기 위한 제조업 집중 점검 주간도 운영한다.
특히 최근 수년간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 기업은 연간 사망자가 통상적인 특별감독 기준인 3명에 미치지 않더라도 본사를 포함해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감독이 진행 중이며, 안전공업은 경찰·소방의 화재 원인 조사가 끝난 뒤 감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실장은 "어제와 똑같이 하는 순간 어제 난 사고는 오늘도 난다"며 "50인 미만 건설현장의 추락사고도 줄이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올해는 50인 이상과 미만에서 모두 감소했다. 현장과 감독관, 지방정부가 '우리도 노력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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