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직전 의대생 누나를 40년간 집에 가둔 부모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를 본 건 영화사의 소개 때문이었다. 시사회를 알리는 메일에서 수입배급사 엣나인필름은 굵은 글씨에 밑줄까지 쳐가며 영화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조현병 증상을 보이는 누나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워 둔 부모와 그 가족의 시간을 20여 년간 담아낸 남동생의 사적인 기록'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다. 조현병이 있는 누나, 그녀를 집에 가둔 부모, 그를 기록한 동생이 있다. 그동안 이와 같은 이야기는 그저 신문 기사 속 활자로, 그것이 사건화 되었을 때나 한두 번씩 들어보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도저히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사는 세상에 존재하지만, 그러나 알고 있지는 못한 것.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바로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아야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의대 6학년에 발병한 조현병... 모든 게 달라졌다
영화는 기대한 것과 달랐다. 평범한 가정을 붕괴시키는 몹쓸 병과 그를 떠맡은 가족들의 지난한 간병기를 기대했던 걸까. 이 영화를 보며 느낀 당혹감과 충격이, 배신당한 기대가 바로 그 지점에 있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카메라를 든 감독 후지노 토모아키가 직접 제 가정사를 풀어놓는 것으로 출발한다. 모든 게 시작된 건 1983년의 어느 날 밤이다. 한밤중 갑자기 누나가 방에서 소리를 지르며 안방으로 갔고, 한참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쏟아 놓았다. 그때 누나는 의대 6학년이었다. 오랜 꿈이었던 의사가 되기 직전이었다.
동생인 감독의 눈에 비친 누나는 뛰어난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 공부를 꽤 잘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런 그녀에게 첫 고비는 대학입시였다. 의대 문턱에서 번번이 고꾸라져 입학까지 4수나 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입학했으니 다음은 탄탄대로일 터였다. 모두가 그렇다고 믿었다.
후지노 토모아키의 집안은 정말이지 남달랐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의사였다. 1930년대생으로 패전 뒤 일본에서 청년기를 보낸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자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고 졸업 뒤엔 임상의가 아닌 연구자의 길을 택했다고 했다. 돈보다는 명예를 좇았던 부부의 길을 딸 또한 따라서 걷고자 했다. 그것이 누나가 의대를 고집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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