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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미안해하지 않는 우정[고수리의 관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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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미안해하지 않는 우정[고수리의 관계의 재발견]

“수리야!” 나를 불렀던 신기원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전학생인 내게 처음 말 걸어준 친구가 기원이었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훌쩍 크고, 씩씩하고 털털한 기원이는 마치 영화 ‘써니’에 나오는 왕언니 ‘춘화’ 같은 친구였다.

어리숙하고 내성적인 나는 전학생 ‘나미’ 같은 친구였고.

아무튼 그날부터 우리는 같이 다녔다.

자습 시간에 몰래 땡땡이도 쳐보고, 카세트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해 선물하고, 의기투합해서 연극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닮은 구석이라곤 특이한 이름뿐인 신기원과 고수리.

우린 달라도 너무 달랐지만, 고교 시절 내내 붙어 다녔다.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마흔이 될 때까지 서로의 모든 처음을 지켜봐 주었다.

각자의 삶을 일구며 이따금 통화하고 드문드문 만났다.

나눌 만한 공통사도 달라졌지만, 만날 때마다 가물가물한 추억을 더듬으며 와하하 웃었다.

돌아보면 언제나 손을 내밀었던 건 기원이었다.

어려서부터 이사만 열댓 번, 어디에도 오래 마음 붙이지 못하고 떠돌며 지낸 탓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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