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할 환자에 진통제만..." 이재명 정부 1년 민생경제,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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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에게 진통제만 주고 있다. 그 진통제가 수술을 준비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진통제만 주고 말 것인지는 1년차니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효과가 있는 진통제를 주는 측면은 있다."
서치원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24일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의 민생경제 정책을 '진통제'라는 비유를 들어 요약했다. 진통제를 써서 통증은 빠르게 가라앉혔지만, 병의 근원을 도려내는 구조적 개혁에는 아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아래 '99연대') 주최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민생경제 정책 평가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진단 역시 서 변호사의 비유와 대체로 유사했다.
특히 상법 개정이나 적극적 재정 기조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경제 산업·세제 재정·기업 지배 구조·중소 상인·경제 민주화 등 다섯 개 분야로 나뉘어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을 평가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반도체·자본시장에 쏠린 성과... "지방 경제 나빠져도 개인은 주식으로 돈 번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산업 정책 전반을 평가한 김공회 경상국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을 이재명 정부의 뚜렷한 성격으로 꼽았다. 실제로 수치도 '성장'했다. 1분기 실질 GDP(한국은행 2026년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 기준)가 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명목 GDP도 전년 동기 대비 17.1%를 증가했다. 김 교수는 이를 "오랜만에 보는 수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성과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산업과 자본시장에 지나치게 쏠린 탓에 자산 시장 과열과 대외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지방 주도 성장'이 자주 언급되지만, 본사·연구개발·금융 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아직은 당위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김 교수는 특히 자산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겨가며 역설적으로 지방의 소득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 경제가 나빠져도 개인은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면서, 지방 주도 성장과 주식시장 활황은 서로 모순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통합 법안에서 '최저임금 면제' 같은 내용이 담긴 점을 들어 "국가 주도 산업 정책의 성패는 결국 정교한 '계약서'를 쓸 국가 역량에 달려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연성 경실련 상임집행위 부위원장(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을 두고는 "가장 강력한 수준에서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합병·분할 과정의 일반주주 보호, 물적분할·쪼개기 상장 문제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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