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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알못'이 경험한 기적,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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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명 '식알못(식물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내게 식물은 잘 모르는 영역이자, 애써 관심 주었다가 절망에 가까운 슬픔의 경험이 너무 많은 대상이다. 그동안 나를 스쳐간 수많은 꽃과 식물들을 제 명까지 못 살리고 보낸 죄로 따진다면, 지옥행 열차 첫 칸 예약 확정이다. 그래서 누군가로부터 꽃 식물류를 선물로 받는다면 "고맙다"는 말 뒤로 복잡해지는 감정을 숨겨야 한다.
수목림을 옮겨 놓은 듯한 지인의 베란다를 보면 경이롭지만, 세상에 저절로 그리 되는 일은 없으므로 제 분수를 알고 부러움에서 그칠 뿐이다. 이제 그런 나를 알고 몇 년 전부턴 가까운 지인들은 웬만하면 꽃 화분 선물을 하지 않아서 다행히 더 이상 내 손으로 생명을 죽이는 죄는 저지르지 않게 되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들은 날
그럼에도 내가 끝내 식물을 죽이고 마는 사람인지, 아직 최종 심판은 나지 않았다. 남편 회사에서 이사 선물로 들어와 9년째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떡갈잎 고무나무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 기간 우리 집에서 초록 잎을 피워낸 식물은 없었으므로, 다음 단계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다. 언젠가부터 기둥 가지의 둘레가 굵어지길 멈추더니 가장 꼭대기에서 새 잎이 올라오면 아래 잎들 중 하나가 떨구기를 반복했다. 아무리 식알못인 나라도 식물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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