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뉴스백과
둘러보기ONP 브리핑뉴스
회사학술과학정부용어사전커뮤니티피드 제보
...

오픈뉴스백과

집단지성 기반 뉴스 검증 플랫폼. 다양한 시각으로 뉴스를 이해합니다.

서비스

세계의 오늘한국의 오늘라이브뉴스정부과학학술용어사전소개

법적 고지

개인정보처리방침이용약관콘텐츠 이용 안내

문의

문의하기

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뉴스 콘텐츠의 저작권은 각 언론사에 있으며,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지합니다.

RSS 피드를 통해 수집된 콘텐츠는 각 원저작자의 라이선스 조건을 따릅니다. 오픈 라이선스(CC-BY 등) 콘텐츠는 해당 라이선스에 따라 출처를 표기합니다.

오픈뉴스백과는 뉴스 집계 및 검증 플랫폼으로, 개별 기사의 내용에 대한 책임은 해당 언론사에 있습니다.

이용자가 작성한 피드백, 팩트체크, 독자 제보 등의 콘텐츠에 대한 책임은 해당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콘텐츠 제거·정정이 필요하시면 문의하기에 남겨 주세요.

© 2026 오픈뉴스백과 (OpenNewsPedia). All rights reserved.

뉴스 목록
관련 뉴스56건4개 미디어
진보 성향 25%중도 성향 25%보수 성향 50%
조선일보
오마이뉴스
세계일보
머니투데이
조선일보
정치
진보 성향

수술 후 마취 늪에 빠진 엄마, 정신들게 한 목소리의 정체

오마이뉴스
조회 0
수술 후 마취 늪에 빠진 엄마, 정신들게 한 목소리의 정체

이 뉴스, 어떠셨어요?

한 번의 탭으로 반응을 남겨요 · 로그인 불필요

병원으로 향할 때만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자 세상에 아프고 힘든 사람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더군요. 수술실 앞에서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두 시간 남짓이 마치 백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수술 전날부터 멀리 전주에서 온 이모와 서울 사는 막내 이모까지 큰언니를 찾아왔습니다. 자매들이 똘똘 뭉쳐 미리 생일을 축하한다는 핑계로 큰언니의 혼을 쏙 빼놓았죠. 양손 가득 맛있는 걸 들고 들어온 동생들은 쉴 새 없이 왁자지껄 떠들며 엄마가 다음 날 있을 수술을 아예 생각조차 못 하게 만들었습니다. 큰언니를 향한 동생들만의 애틋하고도 요란한 위로 방식이었어요. 그 다정하고 소란스러운 공기 덕분에 일렁이던 엄마의 긴장감도 금세 따스하게 녹아내렸습니다.

마침내 수술실 문이 열렸습니다. 엄마를 인계하며 의료진이 아주 단호하게 당부하더군요.

"환자 분 지금 잠들면 안 되니까 계속 깨우셔야 해요!"

잠을 푹 자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한마디에 모든 상황이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엄마는 깊고 어두운 마취의 늪에서 좀체 빠져나오지 못하셨거든요. 의외로 잘 일어나지 못하고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을 보며, 제 마음 속에서는 와르르 거대한 도미노가 무너지는 듯한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저는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 엄마를 부르며 흔들었습니다. 정신을 못 차리는 큰언니를 보며 동생들도 "언니, 눈 떠봐!" 하고 애타게 소리쳤어요. 그러자 놀랍게도 그 익숙하고 간절한 부름에 엄마가 눈을 번쩍 뜨시더군요. 깊은 안개 속을 헤매던 엄마를 밝은 빛으로 단숨에 끌어올린 건, 다름 아닌 동생들의 목소리였습니다. 그 목소리가 마취의 늪을 뚫고 들어간 가장 강력한 동아줄이었던 셈이죠.

하지만 엄마는 자꾸만 다시 잠의 늪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는 계속 그곳으로부터 엄마를 꺼내와야 했고요. 긴 시간이 흐르고 엄마가 마침내 안정을 찾고 처음으로 병상을 벗어나 걸음을 내디뎠을 때, 제 가슴을 채운 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안도와 눈물겨운 감사였습니다.

엄마의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준비한 것

병실을 퇴원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 저는 엄마의 온전한 회복을 축하하고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아주 특별한 차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어떤 잔을 꺼낼까 고민하던 제 시선이 깊숙한 곳에 보관되어 있던 쨍한 노란빛의 빈티지 찻잔에 멎었습니다. 수십 년 전, 엄마가 시집올 때 한 친구에게서 결혼 선물로 받았다는 세월의 유물이었죠.

잔을 꺼내어보니 안쪽에 그려진 화사한 꽃무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문득 신사임당의 초충도(草蟲圖)가 뇌리를 스쳤습니다.

신사임당은 조선 최고의 예술가이기도 했지만, 일곱 남매를 훌륭하게 길러낸 위대한 어머니이기도 했습니다. 화폭에 등장하는 들꽃들은 결코 거만하게 자신을 뽐내지 않습니다. 척박한 마당 한구석에서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기어코 작은 꽃망울을 피워내는 단단하고 부드러운 생명력.

그것은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억척스럽게 삶을 일구고, 이번 수술의 아픔마저 이겨낸 우리 엄마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우리 남매에게 엄마는 그 누구보다 위대하고 훌륭한 신사임당이십니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굳건히 뿌리내린 원추리꽃 곁으로 폴짝 뛰어오를 듯한 개구리 한 마리와 나비, 잠자리, 여치가 평화롭게 노닐고 있습니다. 이 작고 사랑스러운 생명들의 어울림은 마치 수술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큰언니를 깨우던 이모들의 왁자지껄한 사랑 같기도 하고, 엄마의 너른 품 안에서 지지고 볶으며 자라난 우리 남매들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엄마라는 단단한 풀꽃이 비바람을 견디며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었기에, 우리라는 작은 생명들이 그 그늘에서 이토록 생기 넘치게 뛰어놀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전체 내용보기 ...

전문 보기

관련 뉴스

27건 · 3개 매체
중도 성향 33%보수 성향 67%
1개 매체2개 매체

브라이언, 사생팬 피해 고백…"외할머니 부고에 '너도 같이 죽어' 악플"

세계일보
보수 성향

선우용여 "가짜 스님에 집 한 채 값 털려…남편이 'X신' 욕해"

머니투데이
중도 성향

"한 사람은 책임져야 해" 이수근, 자기 이름 건 학교 건립→국내 최초 레크레이션 교장 됐다 ('수근스쿨') [순간포착]

조선일보
보수 성향
관련 뉴스 제보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politics' 카테고리 뉴스

일민미술관서 동료 찌르고 달아난 70대…10시간 만에 잡혀

한겨레

“북, 통일 논의 없어…통일부를 남북관계 관리하는 선린부로”

한겨레

휘발유·경유 가격 1800원대로 내려간다…정부, 석유 최고가격 첫 인하

한겨레

오마이뉴스의 다른 기사

감사원, 신임 감사위원에 이진국 전 사법제도비서관 임명 제청

오마이뉴스

"경기력에 나도 당황", 절망·분노 부른 홍명보 감독의 현실인식

오마이뉴스

장동혁 들이받은 김재섭 "서울 승리가 지도부 흔들기? 나를 징계하라"

오마이뉴스

피드백

피드백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