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보 성향
쌓기는 쉽지만 무너지기는 건 더 쉽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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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 정덕재
폐점 기념 눈물의 바겐세일을 알리는 현수막이
동네 야산 나무에 걸려 펄럭이는데
포클레인 한 대가 건물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무너진 벽은 말라 버린 벽돌을 드러냈고
녹슬지 않은 철근은 마디마디 싱싱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일꾼들은 식당에 몰려갔고
구겨진 철근 위에
새 한 마리 앉아 마디를 세고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스물일곱 스물여덟 스물아홉의
길지 않은 날들을 부리로 쪼았다
마늘 냄새 풍기고 나온 기사와
귀에 담배를 꽂은 일꾼 하나와
사탕을 입에 넣는 청년 하나가
새 한 마리에 눈길을 보냈다
배는 싫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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