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싱크탱크 “호르무즈 해협, 이란-걸프국가 공동 관리”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해협을 이란과 걸프 국가가 공동 관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런던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부르스 앤 바자르 재단은 현재는 폐기된 과거 유럽 석탄·철강 협약 등과 비슷하게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좁고 취약한 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려는 시도는 시지포스의 신화처럼 끝없는 고난과 역경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가운데 이같은 방안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9일 보도했다.
재단의 제안은 2차 세계 대전 후 유럽에서 석탄과 철강의 공동 생산을 규율했던 다소 생소한 조약에 기반하고 있다.
걸프만 연안 국가들은 걸프만을 공동 영토, 즉 일종의 지역 공공재로 간주하고 유조선에 해수 유지 관리에 대한 명목상의 통행료만 부과한다는 것이다.
재단은 이 방안이 국제법에 부합하고 이란의 통제력 강화 요구를 충족시키며 걸프만에 접한 8개국 모두가 평화 유지에 대한 이해관계를 갖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단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에스판디야르 바트망헬리지는 “해양 안전 및 환경 관련 업무에 명목상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지속적인 지역 평화로 가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처럼 기본적인 협력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면 더 큰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안은 걸프 지역 상황이 제2차 세계 대전 말 유럽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당시 프랑스 외무장관 로베르 슈만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처럼 패전국 독일을 고립시키려는 시도를 거부했다.
대신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 석탄철강 공동체(ECSC)라는 협정에 따라 무기의 핵심 구성 요소인 석탄과 철강을 공동 생산했다.
슈만은 이러한 협력으로 두 역사적 라이벌간 전쟁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와 함께 연합을 형성했고 이 연합은 결국 유럽연합(EU)으로 이어졌다.
걸프 지역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의제와 역사적 갈등이다. 하지만 군사력을 이용해 해협을 억지로 열려고 시도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되고 있다.
존스 홉킨스대 마라 칼린 교수는 기뢰 제거 작업은 엄청나게 느리고 힘든 작업이며, 이를 위해 설계된 미 해군 함정은 몇 척 되지 않아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법은 미국이나 국제 연합군이 호위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말기에 미 해군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 쿠웨이트 국적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이란군과의 잦은 교전이 발생했고 한 군함은 기뢰에 부딪혀 침몰할 뻔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란은 드론과 이동식 발사대 발사 미사일, 고속 공격정(‘모기 함대’) 등 훨씬 더 민첩한 위협을 개발해 왔다.
이란의 공격을 무력화하려면 이란의 긴 해안선을 통제하기 위해 광범위한 지상군이 필요하며, 이는 미군 사상자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외교 정책 담당 부소장 수잔 말로니는 “지금까지는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지만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재단은 보고서에서 두바이의 제벨 알리 같은 걸프만 항구들이 이미 시설 이용 선박에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고 있어 수익을 분배하는 초국가적 기구에 유사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가장 논리적인 방안은 매년 해협을 통과하는 최대 유조선, 특히 여러 차례 왕복하는 600척의 초대형 유조선에 이러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연간 석유 수송액은 약 6000억 달러에 달한다.
보고서는 운송업체들이 소액의 추가 요금에 대한 부담을 거의 느끼지 못할 것이며, 유조선들이 환경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 미국의 동맹국인 6개 걸프만 국가는 이미 걸프협력회의(GCC)라는 기구에 소속되어 있다.
이 기구는 산업화와 같은 일상적인 문제에 대한 공동 지침을 마련하는 데는 대체로 효과적이지만 공동의 정치적 행동에 있어서는 분열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미국과 이란이 이 제안에 동의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재단 보고서는 전망했다.
분석가들은 특히 현재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미국의 명확한 정책 목표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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