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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회 학생 참여 확대, 왜 학교 현장은 걱정부터 할까?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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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회 학생 참여 확대, 왜 학교 현장은 걱정부터 할까?

학생이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에 직접 의견을 내고, 학교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학교는 민주주의를 책으로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삶으로 경험하는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2026년 민주시민교육 추진계획'을 통해 학생회 명문화와 학운위 참여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일 것이다. 안건 제안이나 회의 참관, 사전 의견 청취 등 교육부가 제시한 참여 방식 역시 지향해야 할 방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늘 '방향'이 아니라 '방식'에서 생긴다. 학생 참여가 교육적으로 필요하다는 당위와, 이를 모든 학교에 법률로 의무화하겠다는 행정적 강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학교 현장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 제도가 이상과 달리 극심한 행정 부담, 대표성 논란, 갈등 확대, 그리고 교사의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학운위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심의한다

초·중등교육법 제32조가 규정하는 학운위의 심의 사항은 숨이 막힐 정도로 광범위하다. 학교헌장과 학칙부터 시작해 예산과 결산, 교육과정 운영방법, 교과용 도서와 교육자료 선정, 학부모 경비 부담 사항, 공모교장 및 초빙교사 추천, 급식, 학교운동부 운영에 이르기까지 학교 안의 거의 모든 일이 학운위를 거친다.

여기에는 학생 생활과 직결된 사안도 있지만, 예산이나 인사, 전문 교육자료 선정처럼 고도의 전문성과 법적 책임성이 따르는 사안도 수두룩하다. 학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의미 있는 영역과, 반대로 학생에게 과도한 인지적 부담을 주거나 학교 내부의 갈등에 노출시키는 영역은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

지금도 일부 지역 조례와 학교 규정을 통해 학생 대표가 생활 규정 등 관련 안건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길은 열려 있다. 즉, 통로가 없어서 못 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를 어느 범위까지, 어떤 절차로, 그리고 어떤 학교급부터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정교한 가이드라인 없이 법률로 묶어버리려 한다는 점이다.

들러리가 되는 참여는 교육이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초·중·고 학생들의 발달 단계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고등학생이라 할지라도 학교 운영 예산이나 복잡한 교육과정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학생 사회의 대표 의견을 합리적으로 구성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학생 대표 한두 명이 회의실 테이블에 앉아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학생 자치'의 실현은 아니다. 학생회나 학급회의를 통한 촘촘한 사전 의견 수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안건 설명 자료 제공, 학생 대표를 위한 사전 교육, 그리고 회의 후 결과 공유 메커니즘이 정교하게 설계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학생은 민주주의의 주체가 아니라, 그저 '회의에 참석했다'는 행정적 증빙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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