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지으면 지역이 산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집권 2년 차에 터트린, '3대 메가프로젝트'가 한국의 미래를 바꿀 거대한 희망으로 부상하면서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은 물론 지역 균형 발전 등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단번에 풀 만능의 해법이 되는 분위기다. AI가 바꿀 낙관적 미래에 심취한 나머지,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나 '기후 위기 악화'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되는 중이다.
그런데 여론의 시선이 용인과 서남권에 배치될 반도체 산업단지에 집중되는 동안, 정작 단기적으로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더 거대한 숨은 함정이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 고작 3년(2029년) 안에 1단계로 8.4GW, 그리고 2035년까지 18.4GW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어마어마한 'AI 데이터센터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6월 29일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는 이렇게 명시돼 있다. "정부는 SK, GS, 네이버와 협력해 1단계로 8.4GW (SK 5GW, GS 2.4GW, 네이버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3개 기업은 투자 유치를 포함해 약 550조 원을 투자한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게 "재생에너지와 원전, 일부 화석연료 발전원"을 가리지 않고 신속하게 확보할 뿐 아니라, 더 싸게 공급하도록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까지 도입한다. 인허가 패스트트랙과 용수 등 기반 시설 등을 전폭 지원하는 건 물론이다.
'기가와트 데이터센터'란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산업화 이후 역사상 그 어떤 정부 프로젝트보다 부실하고 무책임한 '18.4GW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그런데 수백조 원의 자금이 투입되고 수십만 평의 땅과 핵발전 18개 이상 규모의 전력이 동원되는 어마어마한 대규모 공사가 3년, 10년 안에 초고속으로 추진되는데도, 발표한 정부나 듣는 시민들이나 모두 이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아직 한국에서 운영되는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라고 해봐야 네이버가 세종시에서 운영하는 50MW(0.05GW) 미만의 데이터센터가 고작이니 그럴만도 하다.
우선 1GW 데이터센터가 어느 정도 규모일지 이해를 돕기 위해 대략 가늠해 보자. AI 데이터센터는 AI 가속기 역할을 하는 GPU를 중심으로 무게가 1톤 이상이고 높이가 2미터가 넘는 '랙'이란 하는 패키지 단위로 설치한다. 엔비디아 블랙웰 칩을 기준으로 보면 랙 하나는 72개의 GPU가 장착되고 약 120kW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현하려면, 최소 축구장 수십 개 면적(수십만 평)에 5~6천 개의 랙을 들여놔야 하고 여기에 장착할 GPU만 해도 수십만 장이 필요하다. 열을 식힐 냉각용 물도 하루에 수만 톤을 요구한다. 또한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는 적어도 50~80조 원이 투자된다. 10년 동안 20조 원 규모를 투입해서 지을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과 비교해 보자. 금액으로는 압도적으로 크면서 공사 기간은 엄청나게 짧은 초대형 공사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현재 전국의 백여 개 정도 되는 모든 데이터센터를 합쳐봐야 전력 용량이 2.5GW 내외이니,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해당 지역의 전력이나 용수, 자연과 바다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GW도 이렇게 엄청난데, 평균적으로 매년 2GW씩 10년 동안 18.4GW를 짓는다는 게 정부 발표다. 심지어 환경영향평가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건너뛰고 전력과 물 공급 등을 정부가 앞장서 보장하며, 당장 올해 첫 삽을 뜨기 시작하겠단다(올해가 절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주민과의 소통 등 참여 절차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해안에 짓겠다는 AI 데이터센터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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